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험업계 "민간연구원 만들자"

"보험硏 제기능 못한다" …공동출자·중립적 기관 설립 논의<br> 금융·증권연구원 벤치마킹 검토


금융당국이 보험개발원을 준감독기구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개발원 산하 보험연구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보험업계가 별도의 연구기관 설립을 검토 중이다. 업계 공동출자로 설립되는 가칭 ‘보험연구원’은 현안으로 떠오른 보험업법 개정과 공ㆍ사의료보험 영역 조정 등 굵직한 사안에 대해 이론적 배경과 실질적 대안을 모색하게 된다. 보험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기존 보험개발원 산하 보험연구소가 지배구조의 문제로 인해 업계 의견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및 각 회원사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보험연구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원론적 수준의 의견이었지만 참석자들이 거의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보험연구원 설립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민영의료보험 등의 사안에 중립적으로 조정할 전문기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업무특성상 전국민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며 공공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 전문 연구기관이 필요하지만 은행ㆍ증권업계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다. 보험연구소가 박사급 8명 등 총 24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 반해 은행들이 출연한 금융연구원은 총 35명의 연구인력 전원이 해외박사로 구성돼 있다. 증권연구원의 경우에도 박사급 19명, 석사급 24명 등 총 43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보험연구소를 확대 개편할 경우 모회사에 해당하는 보험개발원보다 비대해지고 중립적인 연구에 장애가 될 수 있다”면서 “금융ㆍ증권연구원처럼 업계에서 직접 출자하고 출연금을 내 독립적인 연구가 이뤄지는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보험업계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금융연구원의 경우 지난 84년 은행연합회 조사부로 출범, 91년에는 은행연합회 회원사가 출연금을 제공하는 형태로 전환해 독립했다. 증권연구원의 경우 증권업협회와 증권선물거래소ㆍ증권금융ㆍ증권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들이 분담금을 내서 설립함으로써 특정기관의 입김을 차단, 중립적인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의 경우에도 대형화ㆍ전문화와 함께 독립성을 확보하는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보험연구소는 보험개발원의 내부 조직에 불과하고 요율 심사를 목적으로 설립된 보험개발원의 이익과 상충되는 연구과제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