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소프트웨어 사용료를 두배 가까이 인상할 것을 요구하는 바람에 국내 은행들이 한글과컴퓨터 등 국산 소프트웨어로 대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4일 MS가 만든 오피스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으나 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한글과컴퓨터사의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MS가 기존에는 소프트웨어를 3년간 30억원에 공급했으나 향후 3년간 사용료를 53억원으로 대폭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윈도와 오피스는 물론 은행에서 사용하지 않는 프로그램인 클라이언트 엑세스까지 모두 구매하도록 강요하고 있어 대체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윈도는 어쩔 수 없지만 오피스 프로그램은 한글과컴퓨터사에서 만든 것으로 바꾸는 방법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이 내부적인 소프트웨어 사용의 혼돈과 번거로움을 감안하고 복수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경우 다른 은행들의 향후 움직임도 주목된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경우 오는 5월 말에 MS사와 소프트웨어 계약기간이 만료되며 두 은행은 MS사의 사용료 인상폭 여하에 따라 사용연장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MS와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여부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MS는 지난달 하나은행이 계약기간이 지난 소프트웨어를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하지만 은행 일각에서는 “하나은행이 MS와 소프트웨어 사용 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다른 은행들은 소폭 인상하는 수준이라면 굳이 다른 소프트웨어로 대체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