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들 시설투자 하반기로 늦춘다

대부분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시설투자(R&D 포함)를 늘릴 방침이나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여전히 불투명한 점을 감안, 시기는 하반기 이후로 늦추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거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들의 `체감지수`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재정 조기 집행 등 내수 부양과 투자 유발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대책이 절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매출액 순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시설투자 동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해 온 357개사의 시설 투자 예정액은 지난해보다 7.6%가 증가한 36조6,03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경련은 분석 편의를 위해 규모가 가장 큰 삼성전자(총 9조원 규모)를 제외시켰으며, 이를 포함하면 시설투자 증가율은 10.8%에 이른다고 밝혔다. 투자 증가율은 비교적 높게 나타났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하다. “상반기에 투자가 회복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조사대상의 20.7%에 그쳐 80%가량의 기업들이 투자 집행시기를 하반기 이후로 늦추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기업들의 22.3%는 “본격적인 회복시기가 불투명하다”고 대답, 현재의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지속될 경우 투자 집행을 무기한 보류시킬 가능성도 높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R&D(연구개발) 투자액을 전년보다 17.4% 늘려잡고 있는 반면 생산능력을 실질적으로 증가시키는 시설 확장 투자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1.4% 줄일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대내외 정치ㆍ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는 극히 자제하고, 기존 시설 개ㆍ보수와 성장 잠재력 확충 등 방어적인 투자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들의 투자가 보수적으로만 흐르면 경기 침체를 극복할 힘이 축적되기 힘들다”며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내수 부양책을 추진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관련기사



김영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