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모주 '묻지마 투자' 낭패당한다

공모주 '묻지마 투자' 낭패당한다공모·시초가 결정방식 잇따라 변경 코스닥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공모주 시장의 신규등록 프리미엄 잔치가 끝나가고 있다. 무조건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기만 하면 짧짤한 수익을 내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특히 지난주 신규등록주의 시초가 결정방식이 바뀐데 이어 이번주부터 공모가 산정방식도 변경되는등 공모주 관련제도가 송두리째 변하고 있어 섣불리 공모주 시장에 뛰어들었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새로운 공모주 제도는 무엇인지, 또 어떻게 공모주에 투자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본다. ◇공모가 산정 방식 그동안 공모가는 등록을 주간하는 증권사와 발행사가 협의해 마음대로 정할 수 있었다. 공모가 부풀리기를 방지하기 위해 투신 증권 등 기관들을 대상으로 적정가를 알아보는 수요예측 제도가 있었지만 이는 참고사항일뿐 결국 최종 결정권은 주간사와 발행사에 있었다. 오히려 수요예측제도가 공모가 거품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얼마전 등록된 옥션이 대표적인 예. 발행사가 주간사와 협의해 공모희망가를 2만원으로 제시했고 수요예측과정에서 기관들이 높은 가격을 써내는 바람에 2배인 4만원으로 높아졌다. 옥션의 주가는 현재 2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공모가가 수요예측 가중평균 가격의 상하 10% 내외로 결정된다. 아무리 발행사가 높은 공모희망가를 제시해도 공모가가 수요예측의 일정범위를 벗어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코스닥 시장이 급랭하면서 공모희망가가 낮아지고 있고 수요예측시 기관들도 보다 현실적인 제시가격을 제시하고 있어 공모가격 거품이 급속히 제거되고 있다. 공모가가 낮아지는 만큼 일반 청약자의 투자메리트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등록일 시초가 결정 방식 기존 제도는 등록일부터 상하 12%의 가격제한폭이 있었기 때문에 첫날부터 매물 품귀현상이 빚어지며 연일 이상 급등하는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는 등록일 매매주문의 범위를 공모가의 90%에서 최고 200%로 확대했다. 매물 부족에 따른 비정상적인 급등을 막고 등록 첫날 시장에서 제 가격을 찾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매물 부족으로 연일 급등하기는 힘든 만큼 공모주 투자자는 적정가격을 정해놓고 소신있게 매도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여기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수와 매도주문만 받고 장이 끝나는 3시 이후 매매주문 결과를 바탕으로 시초가를 산정해 일괄 체결시키는 동시호가 체제로 바뀌었다. 가장 높은 가격의 매수주문과 가장 낮은 가격의 매도주문을 순차적으로 시초가로 체결시키는 것이다. 아무리 높은 가격에 매수주문을 써내도, 또 가장 낮은 가격에 매도주문을 써내도 모두 시초가로 체결되는 셈이다. ◇주간 증권사 시장 조성의무 강화 등록을 주간하는 증권사의 시장조성 의무가 강화됐다. 그만큼 증권사의 시장리스크가 커졌다는 얘기다. 7월부터 주식공모를 위해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부터 해당된다. 시장조성의무는 등록직후 주가가 공모가의 80% 이하로 떨어질 경우 주간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매집해 주가를 80% 이상으로 떠받쳐야 하는 제도를 말한다. 기존에는 시장조성 의무기간과 매집금액이 각각 1개월, 공모금액의 50% 였지만 각각 2개월, 공모금액의 100%로 강화됐다. 그만큼 등록 증권사의 시장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공모희망가를 내리려는 주간사와 되도록 올리려는 발행사간의 마찰이 빈번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공모주 투자도 철저한 기업분석이 필수= 코스닥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새로운 공모주 제도가 도입되면서 공모가 거품도 꺼지고 있다. 그러나 등록 직후 하한가를 맞는 종목이 속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청약 전 철저한 기업분석으로 우량기업을 선별하는 것만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한 공모가가 기업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에 비해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모희망가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에 2대 3의 가중치를 두어 본질가치를 구하고 본질가치에 일정의 프리미엄을 붙여 산정된다. 자산가치는 해당기업이 당장 파산할 경우, 주주들이 받을 수 있는 현재의 가치다. 반면 수익가치는 등록 당해년도와 다음년도의 기업 수익전망을 감안해 산출하는 기업의 미래가치이다. 최근에는 수익가치보다 낮게 공모가가 확정되는 경우도 있는데 해당기업의 성장성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유망한 청약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등록 첫날 동시호가 대응 방법= 우량기업을 선별, 공모주 물량을 받았다면 등록 첫날 값싼 가격에 섣불리 매도해서는 안된다. 실제 동시호가 방식이 첫 적용된 지난주, 조바심을 낸 투자자들이 성급히 매도에 나서면서 성광엔비텍 등 신규등록된 종목들이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초가가 결정되고 다음날부터 정상적인 매매체결이 이뤄지면서 전날 신규종목 4개사는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등록 첫날 동시호가때 자신이 정한 목표가격에 매도하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업가치에 관계없이 등록직후 창투사·기관매물로 하락하는 사례가 늘고있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이들 종목은 급매물이 나온후 며칠있다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적정가격까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병관기자COMEON@SED.CO.KR 입력시간 2000/07/31 14:1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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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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