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가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견디다 못해 사실상의 이중환율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필수품 수입시장은 1달러당 2.15볼리바르, 사치품 시장은 3~3.5볼리바르의 환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남미 최대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2005년 3월부터 실시해 온 고정환율제를 버리고 실세 환율을 적용한 이중환율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통화인 볼리바르는 두배이상 평가절하됐으며, 이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률이 22.5%나 됐다.
새로 임용된 라파엘 이지아 재무부장관은 “기본적으로 우리는 이중환율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며, 이에 따라 더 이상의 평가절하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달 말까지 18억달러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며, 오는 10일 자금 모집을 위한 로드쇼를 개최할 방침이다. 정부는 오는 6월에도 비슷한 규모의 기금 마련 행사를 열기로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번 조치가 환전소나 은행간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국제수준에 맞춰 좀 더 투명하고 자유롭게 거래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의 실세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공식 환율 때문에 지금까지 베네수엘라는 수도 카라카스 등에서 암시장이 번창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