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편중 투자에서 자산 다각화 차원 지난 6월 위안화 변동환율제 전환 후속 조치 중국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유로화 자산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원 총리는 최근 중국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유럽은 재정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믿으며, 중국이 보유 외환을 투자하는 핵심 대상지역 가운데 하나”라며 앞으로 유로화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원 총리의 이런 발언은 올 들어 불거진 유럽 재정위기로 중국이 유로화 자산 투자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국가들은 그리스 재정위기가 포르투갈, 스페인 등으로 번지자 최근 2개월 이상 유로화 자산 투자를 중단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현재 2조4,500억달러로 사상 최대규모다. 하지만 유럽연합(EU)가 지난 5월 중순 대규모 구제 금융조치를 발표한 후 유럽 금융시장이 차츰 안정을 되찾자 최근 들어 중국이 다시 유로화 자산 투자를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후 처음으로 지난 13일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5억500만달러어치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의 유로화 자산 투자 확대 조치는 달러화 자산에 편중된 보유 외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함으로써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압력도 차단하는 ‘다목적 카드’로 평가된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5월 미국 국채를 매각하면서 중국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미국 국채 규모가 전월보다 325억달러 줄어든 8,677억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는 미 국채의 급격한 가치 하락을 우려해 단기간에 달러화 자산을 대량으로 매각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유로화 등 기타 통화 자산을 늘림으로써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더욱이 유로화 자산 투자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미국 등의 위안화 절상 압력도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위안화 가치는 달러화에 고정돼 있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 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하락하자 위안화가 다시 유로화에 대해 절상되는 현상을 낳았다. 이처럼 위안화가 절상됐는데도 억울하게 위안화 절상압력을 받고 있다는 게 중국 당국의 판단이다. 원 총리는 지난 3월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위안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통화에 대해 실질적으로 17% 절상됐다”며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압력을 일축한 바 있다. 중국은 결국 보유 외환 포트폴리오에서 유로화 자산을 확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유로화 가치 변화를 위안화 환율 산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 6월 중국 당국이 달러화에 고정된 위안화 환율체계를 복수통화바스켓을 기반으로 하는 변동환율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복수통화바스켓 제도란 달러화 이외에도 유로화, 엔화 등 주요 통화의 국제금융시장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다. /베이징=이병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