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고유가 시대… 스쿠터 고속질주

가격 싸고 연비 탁월… 출퇴근·근거리 이동수단 각광<br>올 시장 2,000억 전망…모터사이클 전체의 60%달해<br>日·伊브랜드도 '깜찍한 디자인' 앞세워 큰폭 성장세



최근 스쿠터를 구입한 L모(32ㆍ여) 대리. 그녀는 요즘 빼어난 디자인의 스쿠터 타는 맛에 푹 빠져 산다. 한남동 집에서 회사가 있는 명동까지 한달 연료비는 2만~3만원이면 충분해 부담도 적다. 그녀는 “꽉 막히는 출퇴근 길을 뚫고 예쁜 스쿠터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모를 것”이라며 “기름도 적게 들어 고유가 시대에도 전혀 걱정이 없다”고 전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높은 경제성을 자랑하는 스쿠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생계용으로 스쿠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유가가 급상승하면서 출퇴근 혹은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특한 디자인을 앞세운 수입 브랜드들이 잇달아 국내에 진출하면서 개성과 실속을 중시하는 20~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한국모터사이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모터사이클 총판매 대수는 지난 2005년 15만대, 2006년 16만대에 이어 올해는 약 18~2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쿠터는 전체 모터사이클 시장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 시장규모는 약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스쿠터는 자동무단식 2륜 모터사이클로 배기량은 50~600cc까지 다양하다. 최고속도 역시 엔진 배기량에 따라 시속 60km에서 190km에 이른다. 50cc 미만의 스쿠터는 원동기면허만 있으면 사용신고를 하지 않아도 누구나 탈 수 있으며, 주행할 때는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도로교통법상 고속도로 등 자동차전용도로는 달릴 수 없다. 국내 스쿠터 시장은 대림자동차, S&T모터스 등의 토종 브랜드가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혼다, 야마하 등 수입 브랜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수입되는 스쿠터들이 빼어난 디자인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면서 토종 브랜드들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 수입 스쿠터는 지난 2004년 1만1,000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만대 규모로 4배 가량 증가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 7월까지 이미 3만대를 돌파해 올해 안에 5만대를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오픈마켓 G마켓에서는 지난달 총 160여대의 스쿠터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배 가량 증가하는 등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최민준 혼다모터사이클 대리는 “지난해 스쿠터 판매량이 일반 모터사이클을 역전하면서 전체 모터사이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뛰어난 연비와 더불어 디자인을 강조한 ‘패션스쿠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쿠터의 장점은 ▦뛰어난 연비 ▦저렴한 가격 ▦톡톡 튀는 디자인을 꼽을 수 있다. 50cc 스쿠터의 경우 1ℓ에 45~75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어 국내에서 판매되는 경차에 비해 5배 이상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실제 혼다모터사이클의 50cc 스쿠터 ‘투데이’의 경우 연비가 1ℓ당 73km에 달할 정도다. 가격은 제조업체와 엔진크기에 따라 90만~260만원대로 자동차에 비해 크게 저렴해 자동차를 갖고 있는 사람들 중이 근거리 이동용을 스쿠터를 추가로 구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저가 스쿠터 유입이 급증하고 있어 스쿠터 시장 성장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된다. 50cc 미만의 스쿠터는 사용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다, 선 통관 후 인증제도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안전 및 환경인증을 받지 않은 중국산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 실제 토종 브랜드인 홍진크라운(옛 효성)은 중국산 저가 스쿠터의 공세를 이기지 못해 고전하다 올 3월 S&T그룹에 인수합병되기도 했다. 김인식 대림자동차 차장은 “중국산 스쿠터들은 안전 및 환경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제품들이 대부분이어서 소비자들의 안전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 안정성을 높여야 스쿠터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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