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잡기 사실상 실패 ■ '8·31대책' 시행 6개월재건축등 약발 3개월 못넘기고 다시 급등강북등 외곽지역만 타격 격차 더 벌어져일부 "중장기적 하향 안정세 유지" 전망도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관련기사 아직 시행안된 8·31 대책은? “집값이요? 잡았죠. 강남만 빼고….” 정부의 8ㆍ31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된 지 만 6개월이 지났다. 여야간 이견으로 시간을 끌던 최근 관련 후속대책 입법도 마무리돼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야 할 시기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일단 종합부동산세 신설, 양도소득세 중과세 등 세제강화와 부동산실거래가신고제도 등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 등이 그동안 강남에 몰렸던 투기성 가수요를 어느 정도 차단하는 효과는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정부가 가장 힘을 쏟았던 ‘집값 잡기’는 최소한 지금까지는 실패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표적 중층 재건축 추진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형의 가격 추이를 보면 8ㆍ31대책 직전 8억9,700만원이던 집값이 3개월 후인 지난해 11월까지는 비슷한 시세를 유지하면서 안정세를 보였지만 이후 급등세를 보이면서 지금은 1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이른바 강남권 재건축 추진단지는 물론 일반 아파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책의 약발이 채 3개월을 넘기지 못한 셈이다. 같은 기간 동안 강북 등 비(非)강남권 아파트들은 별다른 가격 변화가 없었다. 대부분 8ㆍ31대책 이전과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결과적으로 강남-비강남권간 가격 격차만 커졌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정부의 당초 의도와는 달리 8ㆍ31대책의 효과는 서민층이 밀집한 지역에서 먼저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오히려 강남-비강남간 차별성이 뚜렷해지는 결과를 낳은 셈”이라고 말했다. 공급확대 정책 역시 아직 정부의 의도와는 다른 양상이다. 당초 정부는 “다주택자보유를 압박하는 것도 간접적인 공급확대 효과가 있다”고 공언했다. 18만1,000여명에 이르는 3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정부의 세금 압박을 피해 매물을 내놓으면 공급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돼 집값이 내릴 것이란 게 정부의 기대였다. 하지만 아직 이 같은 정부의 기대는 단순한 기대에 머물고 있다. 강남에서는 여전히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고 외곽지역의 중소형 아파트만 매물이 늘면서 지역ㆍ평형간 집값 격차만 더욱 벌어지고 있다. 서울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투자자들 대부분이 지금은 정부정책에 아예 냉담한 반응”이라며 “급할 것도 없는데 뭐하러 집을 파느냐는 분위기여서 매물이 늘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향후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대부분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 강남권 아파트 매물이 늘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판교를 비롯해 파주ㆍ양주ㆍ김포 등 정부가 추진 중인 2기 신도시 공급이 본격화되면 집값이 어느 정도 잡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저지선이 있기 때문에 강남권 집값이 단기간에 급락하기는 어렵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하향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6/02/27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