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삼성-LG전자의 '경쟁과 협력' 관계 확산되길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남용 LG전자 부회장의 엊그제 회동은 두 회사간 새로운 관계 정립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리나라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두 회사 최고경영자는 이 세계 IT산업의 동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세계시장에서 양 사가 서로 협력할 일은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경쟁과 협력의 관계를 다짐한 셈이다. 기업 최고경영자간의 만남은 더러 있는 일이고 이번 회동도 남 부회장의 신임 인사라는 사적인 형식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거기서 오고 간 대화를 보면 의례적인 만남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우리경제의 간판산업 중 하나인 IT업종의 리더이자 라이벌 기업인데 경쟁만이 아닌 협력의 관계도 다짐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두 회사의 경영효율성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우리 IT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LG전자가 협력을 모색하기로 한 것은 서로 그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지금 LCD,반도체 등의 분야는 시장주도권을 빼앗기 위한 대만과 일본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산업의 역전을 목표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LCDㆍPDP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일본과 대만 업체들은 합작법인 설립 등 상호 협력과 제휴로 연합전선을 형성, 한국을 압박해오고 있다. 이 같은 외국 경쟁사들의 추격과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도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쟁을 하되 공동의 이익이 되는 분야에서 힘을 모으면 개별 대응하는 것보다 비용ㆍ시간 등을 아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기업의 경쟁력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세계시장에서 서로 다른 업종은 물론이고 동종업종, 심지어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간에도 전략적 제휴에 앞 다퉈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과 LG전자의 경쟁과 협력 관계가 보다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바란다. 더 나아가 이런 관계가 국내 다른 산업에도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런 풍토가 확산되면 해외수출이나 공사수주 등에서 벌어지는 국내기업간 제살 깎기식 과당경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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