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극 '돌아온 엄사장' 연출가 박근형

"탤런트 고수의 불같은 연기 열정 이끌어낼것"


4년째 고등학교 2학년에서 진급하지 못한 문제아(청춘예찬), 배고픔을 못 이겨 갓난아기를 먹는 식인가족(쥐), 남녀노소 모두 임신한 마을(백무동에서)… 인기연출가 박근형(45ㆍ사진)이 내세우는 연극은 독특하다. 주인공의 삶은 고루하며 극중 상황은 너무나 비참해 황당하기까지 하다. 세련된 화술은 등장하지도 않는 연극에 관객들은 늘 환호한다. “제가 문학적으로 화려한 문장을 못 써요.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화법을 쓰는데 그게 관객들에게 더 진솔하게 전달되나 봐요.” 그는 배우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연출로 유명하다. 영화 ‘괴물’의 박해일과 윤제문,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고수희가 그의 손을 거쳐 성장했다. 이번에는 탤런트 고수의 조련사로 나섰다. 지난 23일 서울 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극장에서 개막한 ‘연극열전2’의 5번째 작품 ‘돌아온 엄사장’. 공익 근무기간 동안 연기에 대한 감을 잃었다는 고수에게 엄사장의 반항적인 막내아들 역을 맡겼다. “박해일 씨와 비교하면 고수 씨는 꽤 과묵한 스타일이에요. 하지만 고수 씨 내면에는 불 같이 뜨거운 면이 있더라고요. 그런 열정을 이끌어내려고 합니다.” 그는 고수에게 상당히 어려운 주문을 했다. “작품 배경이 경상북도 포항인 만큼 사투리를 써야 되요. 고수씨가 이전에 사투리를 연습한 적이 없어서 걱정이 됐는데 무척 열심입니다. 몰랐었는데 혼자서 포항까지 내려가서 연습했더라고요.” 전작 ‘선착장에서’의 속편인 이 작품은 주인공 엄사장이 포항 요식업 중앙선거 후보의 참모를 맡으면서 펼쳐지는 정치적 꼼수와 비열한 욕망을 담고 있다. 올해 그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작품도 선보인다. 오는 7월 베이징 공연예술축제인 ‘밋 인 베이징(Meet in Beijing)’에서 한국현대연극 화제작으로 1999년 각종 연극상을 휩쓴 ‘청춘예찬’이 초청된 것. “중국 상황은 10년 전 한국과 비슷해요. 소외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예찬’에 중국 관객들도 많이 공감할 겁니다.”

관련기사



강동효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