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4월 30일] 부산의 '땅' 넓히기

허남식(부산광역시장)

부산은 지금 경제중흥 10대 비전 사업이 한창이다. 세계적 경제 위기 속에서 부산의 경제를 살리고 미래를 위한 10가지 핵심 과제를 선정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경제중흥 10대 비전의 바탕에는 ‘땅 넓히기’ 전략이 깔려 있다. 도시 융성의 양적 기반을 ‘보다 넓은 땅’ ‘보다 많은 일자리’ ‘보다 많은 사람’으로 설정하고 우선 땅을 넓혀 경제중흥을 성취하겠다는 것이다. 세계의 유수 도시들이 더러 환경이나 디자인을 강조하지만 부산은 도시 경쟁력을 위해 양적인 성장 역량을 더 키워야 한다. 첫째 비전인 부산신항 배후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사업을 보라. 그린벨트 1,000만평을 풀어 세계적 물류허브를 만드는 것은 용지 부족 상태의 ‘땅’을 결정적으로 넓혀가는 것이다. 북항 재개발 사업 역시 부산 옛 도심의 바다 쪽 ‘땅’을 한껏 넓히려는 시도이다. 산지가 많은 동부산권에 각종 산업단지와 국제수준의 의료ㆍ관광ㆍ쇼핑단지를 만드는 것도 부산의 ‘땅’을 넓혀가며 국내외 사람을 유인하는 효과를 낼 것이다. 부산이 최근 5년여 동안 온 힘을 쏟아 건설하고 있는 동남권 광역교통망 역시 부산의 땅을 넓히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부산신항과 경남북, 울산을 잇는 격자형 고속도로망은 동남권 물류를 부산으로 집중시키는 결실을 낳을 것이다. 로마의 융성이 로마 가도(街道)에 바탕을 두었듯이 부산을 중심으로 동남권 주변 대도시를 연결하는 광역도로망은 많은 도시의 사람과 물류를 부산으로 모여들게 하는 통로 역할을 할 게 분명하다. 부산의 물류 허브로서의 지리ㆍ경제적 입지 역시 그만큼 탁월하다. 최근 동북아 제2 허브 공항 입지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지만 정녕 ‘동북아 물류 허브’의 국익을 생각한다면 이 논란 역시 부질없다. 세계적 항만과 철도, 고속도로, 거대한 물류도시를 잇는 곳이 적격이겠는가 아니면 공항만이 홀로 존재하는 내륙이 적격이겠는가. 옛 광개토대왕 시대처럼 쟁취할 영토가 없는 여건 속에서 부산이 스스로 경제를 살릴 ‘땅’을 넓혀가는 것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부산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제 영역을 계속 넓혀갈 것이다. 결론은 부산이 살면 한국이 산다는 평범한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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