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에 진입하는 오는 2020년부터는 한국의 노동력 감소폭이 급속하게 진행돼 감소율로만 따지면 선진국의 20배를 넘어서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 현상과 함께 제조업 인력난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2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ㆍ통계청 등에 따르면 15세 이상 64세 이하의 노동인력을 표시하는 국가별 노동력 증가율을 파악한 결과 한국은 지난 80년부터 2000년까지는 선진국들보다 비교적 높은 증가율을 유지해왔지만 증가율이 둔화되는 속도가 세계 어떤 국가들보다 매우 빠르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2020년 이후에는 경제활동 연령층의 비율이 현저히 떨어져 2020~2050년 30년 동안의 노동력 평균 증가율이 -0.9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 평균인 -0.04%의 20배를 넘었다. 이 같은 감소폭은 일본의 -0.92%와 거의 같은 것이며 유럽연합(-0.07%)보다는 10배를 넘는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이 기간 0.58%의 증가율로 한국이나 일본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2000년에서 2020년까지의 노동력 증가율에서는 한국이 0.79%로 OECD 평균인 0.37%나 미국(0.57%)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0.42%로 이미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처럼 줄어드는 것은 노동력의 고령화가 그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탓이다. 통계청 조사 결과 2000년 25% 수준이었던 50세 이상 노동력의 비중은 2050년에는 50.6%를 기록, 두배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핵심 노동력인 25~49세의 근로자 연령 그룹은 2000년 66%에서 2050년에는 44%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은 9월 내놓은 ‘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현재 추세대로라면 2030년 이후 우리 경제의 평균 성장률이 1~2%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은은 당시 모의실험을 한 결과 우리 경제의 평균 성장률이 ▦2006~2010년 4.12% ▦2011~2020년 3.43% ▦2021~2030년 3.33% ▦2031~2040년 2.64% ▦2041~2050년 1.45%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은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연말 발표될 저출산 대책 및 고령화 대비책에서는 노동인력의 이 같은 감소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