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최고 경영인들이 우리 경제의 ‘샌드위치 위기론’을 언급하고 있다. 일본 업체는 주요 시장에서 우리에 대한 견제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고, 중국 등 후발업체들은 빠른 속도로 턱밑까지 추격해 오고 있어 5~6년 뒤에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중의 하나는 부단한 기술개발과 지식재산권 확보로 기술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제특허 출원 건수가 세계 4위를 차지할 만큼 국내 기업들은 지식재산권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지난해 국내 다출원 기관 7위, 공공부문 다출원 기관 1위의 실적을 달성했다.
특허경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비쿼터스 환경 구현의 핵심인 무선인식(RFID) 기술분야에서 미국 산업계의 최근 동향은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RFID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인터멕과 심볼테크놀로지는 양사 간에 발생한 특허 분쟁을 크로스 라이센싱 등으로 조기에 마무리 짓고 시장 침체를 우려해 특허 공세를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후발업체들과는 주문자생산방식(OEM)과 자체 라이센싱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 미국 산업계가 중심이 된 ‘EPCglobal’ 이라는 민간국제표준기구를 구성해 자신들의 산업표준을 세계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공동으로 차세대 표준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시장을 확대하려는 이런 노력의 결과 올 3월 유럽연합(EU) 통신위원회도 EPCglobal 표준 도입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처럼 외국 기업들은 기술개발이 늦었거나 어려운 경우에 자신들의 사업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식재산권을 양수하는 방식의 적극적인 특허 경영을 구사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상호 공생할 수 있는 발전적인 지식재산권 이용 문화를 정착시켜 관련 산업을 확대하고 방어 위주의 전략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특허 경영을 확산해 나간다면 위기에서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특허권은 기술공개를 대가로 주는 독점권이므로 특허권 행사는 기업들의 판단에 따라 행하면 된다. 하지만 경쟁자를 무조건 배제하는 것보다는 경쟁자와 함께 시장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더 높은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공생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