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개인고객에 대한 정보제공을 소홀히 해 손해를 입힌 데 대해 1억1,150만달러(1,200억여원)를 배상하게 됐다. 이는 금융기관이 개인고객에게 지불해야 할 손해배상 중 사상 최대규모다.미 연방법원은 헨릭 드 퀴아트키노스키(76)가 베어스턴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베어스턴스는 1억1,150만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퀴아트키노스키는 지난 94년 베어스턴스의 권유로 외화선물에 투자했다가 미 달러화가 예상밖으로 약세를 보이는 바람에 3억달러를 날렸다.
퀴아트키노스키는 이에 대해 베어스턴스가 외화선물거래의 위험성이 거의 없다며 투자를 권유했고 95년 1월에는 하루만에 1억달러의 평가손을 기록했는데도 베어스턴스측이 달러화 하락의 원인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는 등 부주의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96년 소송을 제기했다.
퀴아트키노스키의 외화선물거래는 95년 3월에 청산됐다.
이에 대해 베어스턴스측은 『판결이 증거의 비중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베어스턴스는 퀴아트키노스키가 카지노에서 단 몇시간만에 100만달러를 날리는 등 「프로 도박사」에 가까운 인물로서 모든 투자결정을 본인이 직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연방법원은 퀴아트키노스키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했던 베어스턴스의 사장 앨버트 사비니에 대한 배상청구는 기각했다.
폴란드출신으로 나치 독일과 구 소련 포로수용소에서 탈출, 2차대전 중 영국 공군조종사로 활약했던 퀴아트키노스키는 비행기 리스업으로 부(富)를 쌓았고 경마소유주로도 유명하다.
캐나다 시민인 퀴아트키노스키는 현재 바하마의 나소에서 살고 있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05/18 19:23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