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기업결합과 관련, 경쟁 제한성 여부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심사 결과에 따라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26일 MBC TV에 출연,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의 기업결합에 대한 경쟁 제한성 여부 심사 요청이 오늘 오전에 접수됐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 요청이 접수되면 ▦관련시장의 범위 기준 설정 ▦시장점유율 산정 ▦해외경쟁ㆍ신규진입 조건 분석 ▦경쟁 제한성 및 효율성 평가 ▦회생불가 여부 등 크게 5가지 요소를 고려해 30일 이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
그러나 심사기간을 추가로 90일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20일이 걸릴 수 있다. 금융계에서는 기업결합 규모가 크고 사안이 민감해 심사에 120일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심사에 대해 “결합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심사를 위해 관련 시장을 획정해야 하지만 예금ㆍ대출ㆍ외환ㆍ전국ㆍ지역 등 시장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고려해야 할 요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 강화 방침이 이번 심사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심사 강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이나 시행령 등의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심사는 종전의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면서도 “은행산업에 일반 제조업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할지는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 계열사인 세메스의 부당 하도급 납품단가 인하 논란과 관련, “소회의에서 증거가 불충분해 심의 종결된 것이지 봐주기가 아니다”며 “앞으로 증거가 확보되면 다시 전원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공정위가 부녀회의 아파트 가격 담합뿐 아니라 건설사의 아파트 가격 담합에 대해서도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지난 2004년 용인ㆍ죽전ㆍ동백지구의 아파트 가격 담합에 대해 건설사들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건설사들의 담합에 대해서는 대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