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8월 19일] 진정한 사회공헌이란

지난 봄 미국의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을 조사한 결과 워렌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가 1위로 선정됐다. 이유는 버핏의 '사회적 책임의식' 때문이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좋은 제품을 값싸게 제공하는 것이 존경 받는 기업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사회복지체계 내 기업의 역할이 재조명되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존경 받는 기업의 첫 번째 기준이 됐다.


생색내기 벗고 진정성 추구를

특히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제 한파와 이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비자로부터 취한 이익을 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국가나 지방정부가 설립한 공기업의 경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 취약계층이 사회의 일원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할 의무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많이 확산돼 규모 면에서나 내용 측면에서 크게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전히 사회공헌이 일상적 경영활동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거나 선진국 수준에 이르렀다고는 보기 어렵다. 기업들이 부정적 여론을 막기 위한 보조수단,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끌기 위한 생색내기용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회공헌에도 유행이 있어 이를 좇다 보면 기업의 고유 특성과 연계성이 적은 단발성 행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겉보기에만 그럴 듯한 '보여주기식' 사회공헌으로는 일시적 효과는 있을지언정 기업이 목표로 하는 고객으로부터의 지속적인 신뢰는 결코 얻을 수 없다. 사회공헌활동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진정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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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위해서는 기업의 비전과 목표에 맞는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기업경영을 사회투자에 접목하고 기업의 핵심역량에 적합한 사회공헌활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이라는 얘기다.

특히 공기업의 경우 국민에게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참여형 활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공기업들이 각자의 고유한 업무특성을 살려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한다면 보다 의미 있고 수혜자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경기도시공사 역시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방공기업으로는 최초로 2006년부터 매년 300호 이상 공급해오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대상 전세임대주택의 경우 단순 공급뿐 아니라 공사 직원들이 직접 방문조사를 통해 일일이 보일러, 수도 누수 여부 등을 확인하며 저소득층 주거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기업들 '참여형 활동' 절실

이외에도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희망콘서트'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활동' '꿈꾸는 공부방 만들기 프로젝트' 등 다양한 체감형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보다 체계화된 시스템과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해 수혜 대상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직원들도 기쁘게 참여하며 지역사회와 따뜻하게 호흡하는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해나갈 것이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이제 시혜적·자선적 차원이라는 인식을 넘어 사회적 투자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회적 자본의 핵심요소인 신뢰 창출의 과정인 것이다. 장기적인 사회투자는 고객들의 신뢰를 얻고 마음을 움직임으로써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 기회를 창출한다. 그런 점에서 '존경 받는 기업'은 단순히 명예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요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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