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민노총 강경투쟁으로 얻을 것 없다

민주노총의 행보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의 간담회가 무산된 후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고 지하철을 세우기로 하는 등 강경투쟁의 기치를 든 것이다. 전국금속노조는 그제 서울 광화문에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갖고 ‘세상을 바꾸자’고 외쳤다. 이랜드 매장 앞 시위 및 불매 선전도 재개했다. 서울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는 2월1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 비정규직 보호 등 장기투쟁 사업장의 문제 해결과 도시철도공사의 인력감축 반대 및 노조원 처우개선을 위한 것이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지만 정황으로 보면 당선인과의 간담회 무산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민노총은 ‘당선인의 노조 무시’에 대해 상응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었다. 차기 정부의 ‘법질서 준수’ 방침에 힘으로 맞서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강경투쟁으로 민노총이 무엇을 얼마나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스스로 설 땅을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노조의 과격투쟁은 여론의 외면을 받은 지 이미 오래됐다. 폭력시위나 파업이 관행처럼 일어나는 노조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을 벌일 정도다. 지난 대선에서 민노당이 참패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북한을 추종했다는 게 패배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지만 어떻게 보면 민노총의 잘못된 투쟁활동이 그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민노총의 막무가내식 투쟁이 국민들의 염증을 불러 민노당에 고개를 돌리게 만든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여건은 악재투성이다. 고유가와 미국의 서브프라임 부실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세계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도 경상수지 적자, 물가불안,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판에 파업으로 경제에 충격을 주고 지하철을 세워 불편을 주면 시민들로부터 완전히 따돌림을 당하게 될 것이다. 파업도 상황을 감안해서 해야 한다. 민노총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법과 원칙을 지키고 합리적인 요구를 하는 등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철도와 비행기를 세우고 전기와 가스를 끊는 투쟁으로는 얻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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