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1지구촌 뉴스메이커]빌 게이츠

힘겨운 법정싸움수렁 테러계기 돌파구'영원한 뉴스메이커 빌 게이츠-시애틀 포스트' 세계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올해도 역시 뉴스를 몰고 다녔다. 그러나 회사를 둘로 쪼개라는 법원의 판결이후 사운을 건 법정 싸움을 하면서 찬사가 주를 이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그가 개인용 컴퓨터(PC) 운영체제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이용,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있다는 소송 당사자와 경쟁 기업의 주장이 연일 신문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무된 선 마이크로시스템스를 중심으로 한 반(反) MS 진영은 더욱 기반을 공고히 했다. 이에 따라 그의 황금기도 끝 자락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분석도 이어졌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벤처 기업가는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9.11 테러이후 전 미국인의 대동단결(大同團結)이란 분위기에 편승, 소송 당사장인 미 법무부와 극적으로 타협하면서 회사분할이란 최악의 상황을 피해갔다. 이와 함께 야심차게 준비했던 윈도 XP와 게임기인 엑스박스가 예정대로 출시되면서 MS와 그에 대한 불안은 조금씩 사라져갔다. 닷넷(.net). 자신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면서 다른 해에 비해 언론 노출을 꺼렸던 빌 게이츠가 올해 기회가 닿는 연설과 기고를 통해 알리고자 했던 게 있다면 바로 디지털로 이뤄지는 온라인 시대였다. 냉장고 문을 열자 액정 화면에 메시지가 뜬다. "계란이 두개 밖에 남지 않았는데 주문할까요" '확인' 버튼을 누르자 그 내용이 인터넷을 타고 인근 슈퍼마켓과 주거래은행에 전달된다. 조금 뒤 계란 배달과 동시에 주문자의 은행계좌에서 슈퍼마켓 계좌로 돈이 빠져나간다. 이는 바로 45세 중년의 나이지만 꿈을 꾸는 청년 게이츠 회장이 흥분하며 일년 내내중점 설파해온 온라인 시대의 단면이다. 닷넷은 바로 이 모든 것을 자신이 설계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루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올해 한국의 삼성전자(하드웨어), 익스피디아(여행 포털) 등 60여개의 동맹군을 확보했다. 최근 한 기고문에서 게이츠 회장은 "앞으로 10년간 PC가 일궈낼 미래의 변화는 경이(amazing)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가 만들어 낸 그 경이로움이 전 세계 뉴스와 방송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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