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의 단기 주식매매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계속된 펀드 환매로 보유 종목을 처분해야 하는 부담과 동시에 최근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시장 수익률을 쫓기 위해 주식을 사야 하는 모순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펀드 매니저들은 최근 장세 전망의 어려움 등으로 지난해 '바이 앤 홀드(매수 후 장기 보유)' 전략 대신 활발한 매매를 통한 수익률 게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 ◇보유 종목 단기간에 '사고 팔고'=최근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예년과 달리 짧은 기간 보유 종목을 자주 사고 파는 모습이 목격된다. 국내 주식형펀드 전체의 3분의1가량을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최근 매매 패턴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서울반도체와 소디프신소재ㆍLG화학ㆍ삼성테크윈ㆍLS 등에 대해 이달 들어 잦은 매매를 벌이고 있다. 서울 반도체의 경우 지난 1일 0.01%의 지분을 사들였으나 6일에는 0.15%의 지분을 팔았고 다시 13일에는 0.02%의 지분을 또 다시 샀다. 소디프신소재 역시 1일과 6일 각각 0.07%, 0.14%의 지분을 팔아치웠으나 이후 13일에는 다시 0.12%의 지분을 사들였다. LG화학과 삼성테크윈ㆍLS 역시 4월 이후 약 11거래일 동안 보유 지분율이 각각 10.86→10.88→10.85→10.79%, 10.31→10.56→10.43→10.46%, 10.63→10.89→10.64→10.70%로 수시로 변하는 등 매매가 활발히 이뤄졌다. 이 같은 잦은 매매와 관련해 증권가에서는 계속된 환매로 주식 매수 여력이 부족한데다 최근 상승세가 지속되는 시장을 쫓기 위한 방편의 일환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식을 새로 살 돈이 없는 상황에서 모멘텀에 따른 단타 매매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 펀드 애널리스트는 "펀드 운용역이 쏟아지는 환매에 대처하는 한편 경기선행지수 등이 꺾이는 모습에 조만간 조정이 올 것이라고 여겨 주식을 처분했으나 이후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르면서 펀드 성과가 저조해지자 박스권 매매로 수익률 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고 싶은데 팔아야만 하는 매니저=이와 관련해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지난해에는 상승 추세를 장기간 형성했지만 올해는 박스권 흐름을 보여 전망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아 '바이 앤 홀드' 전략 대신 단기 매매를 통한 수익률 게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환매로 뜻하지 않은 매도를 계속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대상 종목 선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일선 운용역은 전했다. 한 대형 펀드 매니저는 "외국인 매수세 지속 등으로 향후 시장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최근 환매로 뜻하지 않게 주식을 계속 팔고 있다"며 "이 와중에도 외국인이 좋아하는 저평가 경기 민감주는 계속 포트폴리오에 담아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