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뷰티플 마인드

황폐해진 영혼, 사랑으로 극복 '휴먼터치''뷰티플 마인드' 사랑은 그를 만들었고, 그는 세상을 만들었다 올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등 8개 부문후보에 오르고, 지난달 20일 골든 글로브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등 노른자위 상을 휩쓸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뷰티풀 마인드'(A Beautiful Mind)가 22일 선보인다. '랜섬''아폴로 13'으로 긴장감 넘치는 연출력을 인정받은 론 하워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글래디에이터'의 러셀 크로가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작품의 관심도를 높이는 이 영화는 1949년 27쪽자리 논문 하나로 150년 동안 지속되어 온 경제학 이론을 뒤집고, 신경제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혈한 천재 수학자 존 내쉬의 이야기를 담은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나 내용은 창작에 가깝다. 특히 'LA콘피덴셜'의 우직한 형사와 '글래디에이터'의 고독한 영웅이미지로 각인된 러셀 크로가 천재이기에 겪어야 했던 정신분열증을 열연하고 노년의 존 내쉬역의 노련함을 보여줄 때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연패를 노려볼 만도 하다. 영화는 천재성으로 점점 황폐해져 가는 존 내쉬의 영혼과 그 영혼을 치유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그의 아내 알리샤의 사랑과 감동의 휴먼 스토리가 주축을 이룬다. 이야기는 1947년 9월 수재들만 모인다는 미국 프린스턴 대학원의 강의실에서 시작된다. 입학 후 첫 강의에서 "이 가운데 제2의 아인슈타인이 나와 자유민주주의의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교수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한 학생이 있었다. 웨스트 버지니아 출신인 이 괴짜 천재의 이름은 존 내쉬. 무뚝뚝하고 오만스런표정으로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여학생과의 데이트는 꿈도 못꿀 형편. 강의와 학회지도 무시한 채 기숙사 유리창을 칠판 삼아 하나의 문제에만 매달리던 그는 49년 불과 21살의 나이로 아담 스미스 경제학 이론을 정면으로 뒤집는 균형이론을 발표해 일약 학계의 스타로 떠오른다. MIT 교수로 부임한 그에게 악마와 천사의 손길이 동시에 다가온다. 정부의 비밀요원 윌리엄 파처는 신문과 잡지에 숨겨진 소련의 암호를 풀어달라고 부탁하고, 알리샤라는 매력적인 여학생은 연구실에 찾아와 데이트를 제안한다. 천사는 그를 행복의 문으로 인도하지만 악마는 그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다. 존이 더이상의 암호 해독을 거부할 뜻을 비치자 윌리엄은 소련에게 그의 위치를 알려주어 위험에 빠뜨리겠다고 협박한다. 이때부터 존은 자폐증과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정신병원에 갇히기에 이른다. 그런 그가 어떻게 9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 모든 관객들이 결말을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곳까지 이르는 여정에 교묘하게 미스터리의 덫을 놓아 엔딩 자막이 올라올 때까지 잠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도록 만든다. 장자의 '나비 꿈'을 연상시키듯 현실과 환상이 끝없이 교차되며 혼돈 속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알리샤 역의 제니퍼 코넬리와 윌리엄 역의 에드 해리스, 그리고 존의 룸메이트폴로 등장한 찰스 허만도 호연으로 힘을 보탰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