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원희 첫 금메달 획득 순간

이원희(23.마사회)는 역시 `한판승의 사나이'였다. 양 무릎을 매트에 꿇고 허리를 뒤로 젖힌 채 양팔을 들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 관중석에선 대형 태극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함성이 아노리오시아홀을 가득 메웠고 가슴 졸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어머니 이상옥(52)씨와 누나현주(52)씨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눈물을 글썽였다. 아버지 이상태(58)씨도 함께 응원하던 유도인들의 축하를 받아 얼굴에 함박웃음이 넘쳐 흘렀고 벤치를 지키던 권성세 남자팀 감독은 아이처럼 껑충껑충 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원희가 남자유도 73㎏급 결승에서 상대 비탈리 마카로프(러시아)를 경기 종료부저가 올리기 9초 전 시원한 안뒤축걸기 한판으로 눕히고 우승을 확정짓자 스쳐간장면들이다. 자신의 별명에 걸맞게 준결승까지 4경기 중 유효로 이긴 첫 판을 제외하곤 3경기 한판 행진을 벌였던 이원희는 결승 상대로 2003세계선수권대회 3위 마카로프가결정되자 순간 긴장했다. 내심 지난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되치기 한판으로 꺾었던 다니엘 페르난데스가마카로프를 꺾어주길 바랐지만 기대를 깨고 변칙 기술에 능한 마카로프가 준결승을통과했기 때문. 권성세 감독은 적극적인 공세로 마카로프의 긴 다리를 이용한 까다로운 공격을차단할 것을 주문했고 이원희는 지시대로 빠른 발놀림을 이용한 쉴 새 없는 공격으로 마카로프를 괴롭혔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승부의 추가 이원희쪽으로 기운 건 2분40여초가 지났을 무렵. 계속된 업어치기 공격 시도에 전전긍긍하던 마카로프는 이원희의 전광석화같은배대뒤치기에 매트에 떨어졌고 이 때 유효 1개를 얻으며 자신을 얻은 이원희는 기세등등하게 공격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회심의 업어치기 기술을 시도하던 마카로프는 자신의 공격 기술이 먹히지 않은채 1분여를 남기고 매트에 쓰러지자며 이원희의 배에 깔리자 매트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였다. 밸런스가 흐트러진 마카로프의 약점을 놓치지 않은 이원희는 더욱 줄기차게 마카로프를 흔들었고 유효 1개를 추가해 승리를 예감했다. 종료 46초 전 기습 공격을 허용하며 아찔한 순간도 연출되고 지도 1개를 내주기도 했지만 끝까지 냉정함을 잃지 않은 이원희는 9초를 남기고 업어치기 공격으로 마카로프의 균형을 무너뜨린 뒤 곧이은 안뒤축걸기 연결 공격으로 짜릿한 한판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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