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경전, 그림으로 보세요.'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은 불교 경전 내용을 압축해 그림으로 표현한 사경변상도(寫經變相圖) 100여점을 소개하는 '사경변상도의 세계, 부처 그리고 마음'전을 9월 16일까지 전시한다. 전시는 통일신라 이후 조선 초까지의 작품을 모아 우리나라 사경 변상도의 변화 흐름을 알려줄 뿐 아니라, 중국ㆍ일본 작품 40여점도 포함돼 동아시아 3국의 변상도를 비교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경변상도는 '손으로 쓴 불경(사경·寫經)으로써 불경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했다(변상도·變相圖)'는 의미다. 사경변상도는 불화(佛畵)와 마찬가지로, 고려 작품이 특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홍남 관장은 "불교를 국교로 채택하고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인쇄술을 가지고 있던 고려였기에 이처럼 섬세하고 화려한 사경변상도를 제작할 수 있었다"며 "웬만한 작품 한 점이 외국 미술품 경매에서 100만 달러(9억2,000만원)를 받을 정도로 호평 받는다"고 말했다. 전시에는 각 지역 국립박물관 소장품은 물론 공·사립박물관과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까지 총망라했다. 특히 고려시대에 제작돼 일본의 사찰과 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40여점의 문화재도 함께 전시되는데, 이 중 14점은 국내에 첫 공개된다.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고려 충렬왕대의 승지 염승익이 발원한 개성 남계원석탑 출토 '법화경 그림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1질(帙)이 보존처리를 거쳐 처음 선보이며 고려시대 금자경(金字經)으로 가장 오래된 대보적경(大寶積經)이 일본 교토국립박물관에서 서울 나들이를 나온다. 고려 사경승이 원나라로 건너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화엄경 그림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권제(卷第)71도 놓치지 말아야 할 명작이다. (02)2077-9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