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은,北 금융현황 보고서] 금리 연3%… 예금 기피, 기업대출은 부실가능성

북한 주민들도 여유자금을 중앙은행에 예금할 수 있지만 금리가 너무 낮아 예금을 기피하고 있다. 또 자금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북한의 중앙은행이 기업대출을 취급하고 있지만 도덕적 해이 등으로 대출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은 25일 `북한의 금융현황과 최근의 변화`라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에도 금융기능이 있지만 중앙은행이 상업은행 기능을 동시에 하며 개인에 대해서는 예금만 받을 뿐 대출은 해주지 않는 등 금융시장은 극도로 낙후돼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의 예금금리 연3%=북한의 금융회사는 중앙은행인 조선중앙은행, 대외거래를 전담하는 외환전문은행, 합영법(84년)과 외국투자은행법(93년)이 각각 제정된 후 설립된 합영은행, 기타 금융회사 등으로 구분된다. 조선중앙은행은 중앙은행과 상업은행 기능을 동시에 하고 있다. 화폐발행과 통화조절 등의 중앙은행 업무는 물론 공장이나 기업소에 대출해 주는 상업적 기능도 맡고 있다. 공장과 기업대출의 만기는 3~4개월 정도. 북한에서는 공장ㆍ기업소의 경영 활동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국가가 책임지고 공급하는 `유일적 자금공급체계`가 구축돼 있으며 그 자금공급창구가 바로 조선중앙은행이다. 따라서 조선중앙은행이 공장ㆍ기업에 대출해 주는 것은 일시적으로 기업의 자금수급에 불균형이 발생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된다. 또 중앙은행은 주민들에게서 예금을 받고 있으나 대출은 해주지 않는다. 예금금리는 3%지만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태여서 주민들이 예금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은행은 평양에 본점, 2개 직할시(남포, 개성)와 9개도에 11개 총지점,시ㆍ군 단위에 210개 지점이 있다. ◇북한도 부실채권이 문제=보고서는 북한에서도 부실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상환능력이 없는 공장ㆍ기업소에 대출자금이 공급되지 않도록 하려면 중앙은행이 상환능력을 파악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해 부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중앙은행 직원이 부실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대출을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북한에서 공장ㆍ기업소의 일시적 부족자금을 중앙은행 대출로 충당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부실채권문제가 나타나고 있을 것”이라며 “이는 옛 소련이나 동유럽 등에서도 이미 경험한 바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공장ㆍ기업소가 생산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국가의 재정에서 공급받지만 원리금을 갚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자금을 받으려는 가수요가 발생하면서 자금 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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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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