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시세가 하루사이 20달러 가까이 폭등했다. 9일(현지시간) 금값은 온스당 1,4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지 하루 만에 또다시 역대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여기에 은 가격도 30년래 최고치를 찍었고, 백금도 2년래 최고 수준으로 뛰는 등 주요 귀금속 가격이 전반적으로 들썩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10일 “유로존 국가부채 우려로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값이 장중 한때 온스당 1422.10달러를 기록,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보도했다. 금 12월물 종가도 전일대비 6.9달러(0.5%) 상승한 온스당 141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들어 금값은 30% 가량 급등했다.
금값이 이처럼 연일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차 양적완화’ 조치에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국가부채 우려까지 증폭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높아지고, 투자자들이 환헤지를 위해 앞다퉈 금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특히 ‘PIGS(포르투갈ㆍ아일랜드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등 유로존 변방국들의 재정위기가 새롭게 부각된 점이 금 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짐 스틸 HSBC뉴욕 수석부사장은 ”유로존 국가들의 국가부채 우려가 새롭게 조명되면서 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의 선물거래 딜러인 프랭크 맥기도 “금이 이제 유럽 국가부채 위기로 눈길을 돌렸다” 며 “당분간 금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금값과 더불어 다른 귀금속 가격도 동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글로벌 은 값은 온스당 28.46달러로 1980년 3월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백금 대용으로 사용되는 팔라듐 12월물도 4.5%(31.75달러) 오른 온스당 742.65달러로 2001년 4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팔라듐 가격은 올 들어 82%나 급등했다. 1월물 백금 가격도 2.2%(38.50달러)오른 온스당 1809.60달러에 거래됐다. 백금 가격 역시 장중 1811.80달러까지 치솟으며 2008년 7월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