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리튬전지 등 2차 전지 분야에서 한국이 확보한 기술력은 기형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적극적인 생산시설 투자를 통해 단기간에 2차 전지를 양산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대학 및 연구소의 기초 연구가 부족한 탓에 장기적인 발전에 한계를 안고 있다. 또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도 갖추지 못해 인력 수급 불균형이 초래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전시회 등을 통해 기술교류 및 국제 네트워킹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공동연구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핵심 요소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중대형 2차 전지 분야에서는 전지모듈, 회로설계, 시스템안전성 평가, 시스템 성능 평가 등이 핵심 기술이다. 이들 기술에서는 일본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단 미국과 유럽의 경우 자동차 및 전자 관련 업체들을 중심으로 회로 및 평가기술에 많은 노하우를 확보한 상태다. 시스템 안전성 및 성능 평가 기술은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운영 노하우도 필수적이다. 따라서 미국 및 유럽 연구기관 등과 기술교류나 공동연구를 추진하되 일본과는 장비개발, 구매, 인력파견 및 교류 등의 형태로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소형 리튬 전지의 경우 설계, 부품 및 팩 생산, 전극 생산, 신뢰성 평가 기술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일본 업체들이 우위를 지키고 있다. 전지 설계 기술을 확보하려면 해외 전문인력 유치 및 기술자문이 효과적인 협력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부품 및 팩 생산기술의 경우 셀 제조업체 및 장비업체들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공동연구나 컨소시엄 구성이 바람직한 방안으로 지적된다.
2차 전지용 소재의 경우 양극활물질 분야에서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을 뿐 분리막, 전해질 등 다른 분야에서는 이제 막 개발에 착수했거나 시제품을 생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해외 전문인력을 유치해 기술개발 속도를 앞당기는 한편 일본 등 선진국에 인력을 파견해 공동연구를 추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초고용량 커패시터용 전극소재 분야에서는 일본과 함께 미국, 러시아 등이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미국 및 러시아에 대한 인력파견 및 유치를 통해 금속산화물 재료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일본과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탄소 전극재료기술을 개발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전극제조기술의 경우에도 일본, 미국 등과 공동연구 및 인력교류 등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미쓰비시화학 등 일본 업체와 신규 전해질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한편 분리막 생산 기술은 아사히유리 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확보할 필요성이 높다.
연료전지 분야에서는 시스템 설계통합, 시스템 운전 및 평가, 전해질막 및 전극 어셈블리 생산 기술 등이 필수적이다. 현재 시스템 설계 및 통합기술에서는 미국의 UTC 퓨얼 셀, 카나다의 벨라드 파워시스템 등이 GMㆍ포드ㆍ도요타ㆍ혼다 등 자동차 업체들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따라서 관련 기술을 확보하려면 이들과의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 연료생산업체, 자동차메이커 등으로 구성된 국제 연구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스템 운전 및 평가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인력 파견 등의 방식으로 전해질막 생산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