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5월 8일] 중국은 김정일 방중 6자회담 설명해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이 한반도 정세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평이다.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던 중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방중이라 주목받은 것과 달리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여부조차 알려진 것이 없다. 오히려 한국과 중국 관계가 김 위원장의 방문을 둘러싸고 균열 조짐을 보이고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입장차이만 노출됐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김 위원장의 방문 결과를 6자회담 당사국에 설명해줄 책무가 있다. 양국 정상회담 내용에 대해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것은 공식 발표나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도 7일 조선중앙통신 등이 보도함으로써 공식 확인됐을 정도다. 대북 경제지원 외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 문제가 논의된 것이 확실하지만 재개 전망은 불투명하다. 천안함 사건으로 재확인된 한미일과 북중 동맹구도가 6자회담 재개에 미묘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외교부가 "김 위원장의 방중은 내부 문제"이며 북한이 천안함 사건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언론의 추측"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은 6자회담 재개와 천안함 사건을 둘러싸고 외교전이 치열할 것임을 알리는 신호로 봐야 한다. 6자회담 재개와 천안함 사건 간 연계와 분리를 둘러싸고 한미일과 중국 간에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미는 확고하게 천안함 원인규명 후 6자회담을 하자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분리를 주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천안함 사건이나 6자회담 재개는 중국의 협조 없이 진전을 보기 어렵다. 중국 정부의 객관적인 판단이 요구되지만 큰 기대를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북한을 6자회담에 끌어들여 핵개발을 억제하려 노력했지만 일방적인 양보와 지원으로 북한에 시간만 벌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에서 보여준 중국의 태도도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더 커질 것임이 분명하다. 북한도 중국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남 강경자세를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도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드러난 중국의 '속셈'과 북한의 대남관계 변화를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만반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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