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헐값매각은 불법"] 론스타의 향후 행보는
배당·주요자산 매각통해 투자원금 회수 서두를듯내년 주총서 챙길수있는 배당규모 1兆3,000억현대건설등 우량자산지분 팔땐 특별 이익 1兆소송기간중 외국금융기관에 매각할 가능성도
박태준기자 june@sed.co.kr
검찰이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불법으로 헐값에 매각됐다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론스타 측은 투자원금 회수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외환은행 주주총회에서 고액의 배당을 요구하는 한편 외환은행의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을 통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법적 소송 기간에 가급적 많은 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소송 기간에 외국 금융기관에 외환은행을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즉각 반발했다. 론스타는 국민은행과의 재매각 계약을 파기한 만큼 소송이 끝날 때까지의 기간을 현금을 확보해 떠나는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에서는 론스타의 불법성 여부에 관해 검찰의 공소 유지가 어려우며 이에 따라 법정 분쟁으로 소요되는 수년 동안에 론스타의 '먹튀'를 저지할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지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매입이 불법이라는 증거가 뚜렷하게 제시될 경우 법원 판결 이전이라도 금융감독위원회가 2003년 외환은행 주식매각 승인건을 직권 취소할 가능성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이대순 변호사는 "BIS비율 조작 등 불법적인 근거로 금감위가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던 만큼 직권 취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감위가 실제 당시 매입승인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론스타는 금융감독당국의 승인 없이 외환은행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 된다. 금감위가 굳이 강제 처분 명령을 내릴 필요도 없이 지분을 팔아야 하는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관계자는 "직권 취소 후의 절차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후 자격 박탈과는 달리 은행법에 명시된 것이 없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고려해 조치를 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감위가 직접 직권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검찰이 당시 김석동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현 금감위 부위원장)과 정성순ㆍ백재흠 금융감독원 국장, 양천식 금감위 상임위원(현 수출입은행장) 등 전ㆍ현직 담당자들이 외환은행 불법 매각 과정에 개입한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발표한 마당에 과거의 의사결정을 뒤집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법원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론스타의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확정한다면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이 박탈되고 이 경우 6개월 내에 외환은행 지분 54.62%를 매각해야 한다.
한편 론스타는 법정 공방이 계속되고 금융감독당국이 법원의 최종 판결만을 기다리는 동안 다양한 전략으로 투자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배당을 받는 것. 론스타가 내년 주주총회에서 챙길 수 있는 배당규모는 최대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배당과 함께 우량자산 매각을 통해 일부 이익을 챙길 수도 있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12.45%와 하이닉스 지분 8.22%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매각할 경우 1조원이 넘는 특별이익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론스타가 이 과정에서 새로운 외환은행 매수자를 찾아나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투자자금 회수가 최대 목표인 사모펀드의 속성상 돈을 주겠다는 매수자가 나타나기만 한다면 지분을 넘긴 뒤 빠져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싱가포르개발은행(DBS), 영국계 HSBC, 바클레이스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 당국의 눈치를 덜 보는 외국계 자본으로 외환은행을 넘기기가 수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외국계 은행 가운데 외환은행 인수 후 국내에서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법원 판결 이전에 외환은행 인수에 나설 은행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입력시간 : 2006/12/07 18: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