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형마트선 '호주산' 강세 여전


마트에선 여전히 호주산 강세

올 상반기 역대 최고수준으로 수입이 늘어난 미국산 쇠고기가 대형마트에서 호주산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미국산은 올해 1~6월 3만7,591톤이 들어와 작년 같은기간 보다 수입량이 무려 56.8%나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쇠고기 수입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지난해의 23.3%에서 올해에는 30.2%로 증가했다. 7.8% 증가에 그친 5만5,002톤의 반입량으로 점유율이 지난해 대비 6.5% 떨어져 52.1%를 기록한 호주산 쇠고기를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1~6월 신세계 이마트 전점에서 팔린 미국산 쇠고기의 양은 1,537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549톤보다 0.7%(12톤) 역신장했다. 1·4분기만 해도 926톤이 팔려나가 지난해 동기보다 판매량이 4.3%(39톤) 늘었지만 2·4분기에는 작년보다 51톤 줄어 1·4분기의 상승세를 꺾은 것. 반면 호주산 쇠고기는 1·4분기에 작년 같은 때보다 25%, 2·4분기에는 13%라는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18%(554톤) 늘어난 3,486톤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같은 추세는 롯데마트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올해 1·4분기에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49.2%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 같은 기간 호주산이 34% 더 팔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 결과 롯데마트에서 올해 상반기 미국산 쇠고기는 작년보다 29.5% 감소한 651톤, 호주산은 33% 늘어난 1,411톤이 팔렸다.


심지어 같은 기간 한우 판매량은 0.3% 늘어난 870톤으로 집계돼 미국산 쇠고기의 거래량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한우의 높은 가격 때문에 전체 취급량에서 대부분 미국산이 앞서는 것(작년 상반기 판매량 : 한우 867톤, 미국산 쇠고기 : 924톤)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관련기사



홈플러스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는 1·4분기 -28%, 2·4분기 -29% 등 2분기 연속 역신장해 올 상반기 작년보다 29% 줄어든 1,050톤이 팔렸다. 호주산도 1·4분기 8.7% 판매가 줄었지만 2·4분기 13.5%로 신장세를 회복, 올해 1~6월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3사에서 올 상반기 동안 팔린 미국산 쇠고기는 3,238톤으로 작년 동기의 3,956톤보다 17%(673톤) 줄었고 호주산은 6,540톤이 팔려 지난해보다 15%(894톤)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크게 증가했지만 대부분 식당 등 대형 점포로 팔려나가고 정작 일반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대형마트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전체 수입시장에서 강세인 미국산쇠고기가 정작 대형마트에서 외면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관심이 많이 사라진데다 가격 메리트도 줄어든 것을 우선으로 꼽았다.

이호종 홈플러스 축산팀 바이어(구매담당자)는 “지난 2008년 11월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다시 재개했을 때만 해도 마트 차원에서 가격 행사를 활발히 열었고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호기심도 높아 판매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3월 미국산 쇠고기는 출시 후 처음으로 호주산의 판매비중(41%)을 넘어 59%를 차지했고 이같은 추세는 같은해 6월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분위기가 가라앉으며 비중은 다시 역전돼 지난 2월에는 호주산 비중이 77%에 육박할 정도가 됐다.

가격도 문제다. 김광모 이마트 축산팀 바이어는 “올해 초부터 미국 내 수요가 늘어나 미 쇠고기 수출가격이 급등해 현재 소매가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마트에서 미국산 찜갈비는 정상가 기준으로 작년 같은기간 보다 무려 55.6% 오른 상태다. 이는 호주산 찜갈비 가격과 큰 차이가 없어 ‘저렴한 가격’이라는 미 쇠고기 최고의 무기가 사라진 셈이다.

여기에 일반 소비자 사이에 아직 남아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도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산은 ‘호주청정우’란 브랜드를 내세워 주부들 사이에서 깨끗한 고기라는 이미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며 “미 쇠고기의 안전성을 둘러싼 이슈가 주부 고객들에게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