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헤이리마을를 찾아본 사람이라면 하나같이 독특한 모양의 건축물들에 놀란다. 특히 전원생활을 꿈꾼다면 부러움에 잠을 못 이룰 정도다. 이번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단독주택 ‘마당 안 숲’은 그 이름에서 풍기듯 헤이리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보통 건축물들이 인위적으로 산의 경사를 파헤치고 평지로 만들어 집을 짓는 것과는 달리 ‘마당 안 숲’은 산을 집안으로 끌어들였다. 산의 경사를 그대로 살려 건축물을 앉힌 모양이다. 때문에 집의 내부로 들어서면 계단형으로 층층이 자녀방과 거실, 부부침실 등이 자리잡고 있다. 창의 방향이 모두 산과 마당을 향하고 있어 내부 어디에서나 밖을 내다보면 마치 숲 속 가운데 있는 느낌이다. 2개동으로 이루진 이 주택의 한편에는 집주인 내외와 자녀가 생활하는 본체가 자리잡고 다른 한동에는 신혼부부인 세입자가 거주하고 있다. 원래 세입자가 거주하는 동은 손님들의 게스트룸으로 지었는데 헤이리를 찾은 신혼부부가 집의 모습에 반해 집주인을 졸라 세를 놓게 됐다고 한다. 두 동의 가운데는 조그마한 연못과 경사로 이루어진 마당이 있는데 밤나무와 아카시아군락을 이룬 자연의 모습 그대로다. 결국 산을 품은 집의 모양이 된 것이다. 두 동의 소통은 마당을 가로지르거나 옥상을 통해 이루어진다. 외부에서 바라본 집의 전경은 자연의 모습에 묻혀 매우 평범하게 보인다. 노출 콘크리트의 외부마감이 산기슭에 있는 하나의 큰 바위인 듯 보여 전혀 어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주택을 설계한 ㈜아르키움의 관계자는 “이 주택의 설계를 의뢰 받았을 때 건축주와 오랜 의논을 거쳐 자연에 묻힌 집이라는 방향으로 콘셉트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건축주이자 집 주인인 손영원씨는 “실제 거주해 보니 매일 아침 자연의 모습에 감탄하며 너무나 만족한다”며 “주말이나 휴일에 헤이리를 찾은 사람들도 마당 한곳의 연못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가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