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시장에 또다시 KT 무선(PCS)재판매 경계령이 내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F 가입자를 모집하는 KT 재판매 신규가입 규모가 3월 첫째주에는 주춤했다가 둘째주 들어서면서부터 급증하자 일부 이통사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3월 첫째주(1~6일)에 하루 평균 2천400명 수준이던 KT 재판매 신규 가입자가 둘째주(7~12일)에는 하루 평균 4천100여명으로 늘었다. 지난 1주일 사이에 거의 2배정도로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KT 재판매의 순증(신규-해지) 가입자 규모도 지난 1~6일간에는 모두6천800명 수준이었던 것이 7~12일 동안에는 1만5천100명으로 급증했다.
업계는 이통시장에서 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 데다 이통 3사 역시 이 기간에 주목할 만한 가입자 증가의 변화가 없었는데도 KT만 이처럼 가입자 기반이 급격히 확대된 데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불법 보조금이 실린 KT의 재판매폰이 인적 판매가 아닌 일반판매점에도 버젓이 유통되고 있으며 불법적인 '게릴라성 기업 특판'이 곳곳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면서 빚어진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실례로 A기업의 사내게시판에 올려진 특판내용을 보면 슬라이드폰인 LG-KP2600모델의 경우 번호이동시 3만원, 신규가입시 7만원에 판매하고 있고 최신형 슬라이드폰인 SPH-E1800 모델은 번호이동(서비스회사 교체)시 10만원, 신규가입시 14만원에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KP2600와 SPH-E1800의 출고가는 각각 30만원과 35만원대로 번호이동시 최고27만원과 25만원씩 할인해 주는 셈이다.
KT는 또 일부 판매점에 KT 원폰서비스 전용단말기인 SPH-E3700폰을 신규 가입시에는 13만원, 번호이동시에는 9만원에 가입토록 지침을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SPH-E3700폰의 출고가는 41만원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단말기 불법 보조금 지급 때문에 통신위원회로부터 3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는 KT가 또다시 시장을 과열시킬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순증 가입자 증가세가 더 두드러진 것은 고객 충실도가 높아 해지율이 낮기 때문"이라며 "본사 차원에서 철저히 사실확인을 한 뒤 공정경쟁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