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트라이커 박주영(20.고려대)의 발끝에 또다시 만리장성이 무너지고 말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정 '올해의 청소년선수'에 빛나는 박주영은 15일 펼쳐진 2005 카타르 8개국초청 청소년(U-20)축구대회 B조 개막전에서 '맞수' 중국을 상대로 2골을 뽑아내며 한국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박주영은 지난해 10월 막을 내린 말레이시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결승에서 중국에 2골을 뽑아낸 이후 3개월여만에 또다시 중국 골대에 2골을 작렬시키며'중국 킬러'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박주영은 경기시작 6분만에 '단짝' 김승용(FC서울)과 호흡을 맞춰 선제 헤딩골을 뽑아낸 뒤 전반 10분에는 지난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중국전을 연상시키는 현란한 드리블로 골키퍼까지 제치고 팀의 두번째 골을 터트렸다.
결국 박주영의 '원맨쇼'앞에 중국 청소년팀은 다시 한번 '공한증(恐韓症)'을 뼈져리게 느끼며 한국축구의 높은 벽에 좌절감을 맛보고 말았다.
이번 카타르 원정을 앞두고 박주영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김진규(전남),이강진(도쿄 베르디),오장은(대구FC) 등 팀의 주축 수비진들이 모두 카타르 원정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수비 조직력이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전방을 맡은 박주영으로선 수비를 돕기 위해서라도 매경기 다득점을 이끌어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첫 경기가 중국이라는 부담도 발끝에 힘을 실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왼쪽 미드필더로 변신한 김승용과의 '찰떡궁합'이 빛을 발하며 쉽게 선제골을 따냈다.
이어 4분 뒤 이번에는 신영록의 백헤딩 패스를 이어 받아 박주영 특유의 물흐르는 듯한 드리블로 텅빈 중국진영을 유린하며 골키퍼까지 제치는 완벽한 골을 연달아 퍼부었다.
박주영의 초반 맹활약에 중국의 사기는 크게 흔들렸고 후반 4분 신영록(수원)의쐐기골로 이어지며 3-2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날 박주영의 '골사냥'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올해 6월 네덜란드 세계청소년(U-20)선수권대회를 빛낼 유망주로 박주영을 선정했던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끄덕거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한편 지난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 8강전에서 결승 오버헤드킥골을 성공시켰던 신영록은 이날 활약으로 '후반조커'에서 풀타임 주전 스트라이커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 '박주영-신영록' 투톱의 상승세에 큰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