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히말라야 산악 원정대의 진솔한 이야기

■난다데비 눈물의 원정-존 로스켈리 지음, 토파즈 펴냄


“난다데비는 죽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여신의 환생이었습니다. ” ‘축복을 내려주는 여신’이라는 뜻의 난다데비는 인도 가르왈 히말라야에 위치한 해발 7,817m의 산으로 1934년 영국의 산악탐험가들에 의해 그 존재가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1949년 미국의 젊은 산악인 윌리 언솔드는 처음 본 난다데비의 빼어난 아름다움에 감동했고 훗날 딸의 이름을 난다데비라고 지었다. 주인공 데비(난다데비)가 자라서 산악인이 되고 자신과 이름이 같은 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운명이었다. 저자는 사진작가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산악인의 한 사람으로 1976년 7월부터 9월까지 진행된 난다데비 등반 과정을 솔직하게 책에 담았다. 윌리 언솔드는 아담스 카터와 공동대장을 맡고 자신의 딸 난다데비를 비롯해 짐꾼 80명이 동원된 대규모 원정대를 구성했고 해발 4,100m 부근에 베이스캠프를 구축했다. 등정 스타일, 고정로프의 사용 여부, 음식 문제, 악천후와 비좁은 공간 등 갈등은 그칠 날이 없었다. 그럼에도 원정대원들은 새로운 루트 개척과 정상 등정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탈장 등의 병세로 고생하면서도 등반을 고집하던 데비가 정상 도달에 성공한 지 일주일 만에 산에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산의 이름을 갖고 태어난 그녀는 그 산의 깊숙한 얼음 안식처로 되돌아갔다. 외로움과 기다림, 미지의 공포를 이겨내고 정상으로 향하는 원정대원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생을 건 데비.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이들의 행보는 인생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최초’와 일등주의에 열광하는 대중들에게 순수한 등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나직이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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