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통합을 앞두고 있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공동으로 대책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국민은행 등은 신한.조흥은행 통합에 따른 고객이탈을 내년 은행대전에서 기선을 잡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어 당분간 이탈고객 잡기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조흥은행은 통합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이탈을 막는 동시에 고객 기반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지난 10월부터 사업부문별로 '고객이탈 제로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우선 개인고객의 경우 통합후 새로운 단골고객 프로그램인 '탑스클럽(Tops Club)' 도입에 따른 등급기준 변동으로 약 27만명이 고객등급 하락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나 통합은행은 1년간 등급하락을 유예해 줄 계획이다.
또 두 은행을 합쳐 3천만원 이상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3만명과 대출액 3천만원 이상 고객 1만5천명 등 이른바 중복고객에 대해 은행장 명의로 편지를 보내는 등별도 관리하고 있다.
특히 두 은행에서 동시에 대출을 받은 고객의 경우 통합후 대출한도를 초과하는경우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한도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기업고객의 경우도 핵심고객 가운데 두 은행을 동시에 이용하고 있는 1천174개중소기업에 대해 심사를 통해 우수고객에게는 대출금리를 낮춰주는 금리쿠폰을 제공하는 등 특별 관리를 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통합과정에서 담당직원 변경으로 고객들이 느낄 수 있는 불편함과 거부감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 우리, 하나, 외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은 신한.조흥은행의 통합으로 상당수 고객들이 이탈할 것으로 기대하며 시장점유율 제고를 위한 전략 수립에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지난 12일 월례조회에서 "다른 은행에서 우량고객과 자산의 이탈이 있을 것"이라면서 '영업공략을 호기'라고 밝혀 신한.조흥은행의 이탈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한편 현재 개인고객을 기준으로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의 고객은 각각 910만명, 620만명 수준이며, 210만명 정도가 동시에 거래하는 중복고객인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