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4월 14일] 미래를 위한 감세(減稅)

경기부양의 시대다. 선진국이나 후진국을 가리지 않는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돈이 너무 많이 풀리는 바람에 빚어진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하지만 귓전으로 들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너무 다급한 탓이다. 이런 경기부양조치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단적인 예가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결과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운용자금 5,000억달러 증액, IMF 특별인출권(SDR) 2,500억달러 추가 배정 등 굵직한 합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G20 회원국들이 개별 국가 차원에서 취한 경기부양조치와 함께 이번에 합의한 것은 사상 최대 규모의 글로벌 경제회생 방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미래에 대한 배려 전혀 없어
국제적인 차원의 경기회복 방안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니까 개별 국가 차원의 경기부양은 말할 것도 없다. 그야말로 총력전이다. 경기회복 방안은 보통 투 트랙(two track)으로 추진된다. 바로 ‘감세(減稅)’와 ‘재정지출’이다. 세금을 깎아주는 동시에 지출까지 늘리기란 쉽지 않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도 꼭 써야 한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남으로부터 빌려야 한다. 개인이건 나라건 마찬가지다. 나라는 개인보다 운신의 폭이 크다. 앞으로 들어올 세금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다. 당장 세금을 더 걷자니 국민들의 반발이 두렵고 경제적 부담도 만만찮기 때문에 침묵하는(?) 후손들에게 부담을 떠넘긴다. 어느 나라건 재정지출 확대 문제를 놓고 거센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감세에 대한 저항은 비교적 약하다. 감세 대상이 아니라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피부로 느낄 정도는 아니다. 수출은 물론 내수까지 얼어붙어 있다면 감세 카드를 자연스레 꺼내 든다. 그래서 감세 열풍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세금을 깎아주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기본이다. 유럽ㆍ일본ㆍ중국에 이어 우리도 최대 250만원까지 자동차 관련 세금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이런 경기부양조치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은 ‘현재’다. 유감스럽게도 미래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당장 굶주리게 생겼으니 이해는 간다. 하지만 현재의 고통을 줄이려면 미래 세대는 그만큼 더 많은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가 갈수록 진전됨에 따라 미래 세대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지금까지는 2명의 청년이 노인 한 사람을 부양했다면 30년 뒤에는 청년 한 사람이 2명의 노인을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그 결과는 뻔하다. 경제활력은 떨어지고 세대 간 갈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연금 소득공제 한도 확대 필요
이런 부작용을 줄이려면 미래 세대를 위한 감세도 추진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연금에 대한 세금이다. 연금제도가 활성화되면 중장년층이 젊은층에게 노후생활 자금을 의존할 필요성이 떨어진다. 세금감면은 연금제도 정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금은 퇴직연금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가 개인연금저축과 합쳐서 연간 300만원에 불과하다. 소득공제 확대에 따른 세금 부족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메워나가면 된다. 노후생활 자금 마련을 위한 연금이나 저축에 대해서는 소득공제 한도를 확대하되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 세금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감세는 또 다른 플러스 효과도 가져온다. 바로 증시 육성이다. 연금 적립금이 늘어나면 주식 등 유가증권에 대한 추가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곧 증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외 핫머니에 의해 우리 증시가 크게 출렁거리는 현상도 완화할 수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감세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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