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시장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 대출 규제 및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의 영향으로 연초부터 거래 부진 및 가격 하락이라는 동반 침체를 겪고 있는 수도권 지역과 달리 연초 대비 매매값이 5~10% 이상 오르는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도 급감추세다. ◇어디가 얼마만큼 올랐나=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서울ㆍ경기ㆍ인천의 아파트 매매값은 각각 1.8%, 2.2%, 2.9%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지방 주요 지역은 정반대의 흐름이다. 부산ㆍ전북ㆍ경남 등은 각각 8.7%, 7.0%, 6.8% 상승했다. 특히 부산 사상구, 경남 창원, 전북 전주 등의 지역은 연초 대비 1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존 아파트 매매값이 오르며 미분양 아파트도 크게 줄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으로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 수는 2만8,141가구로 지난해 12월보다 2,484가구(9.7%)가 늘어났지만 지방은 7만8,313가구로 지난해 말보다 무려 1만9,317가구(-19.8%) 줄어들었다. 지방 미분양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8년 12월 13만9,000가구와 비교하면 약 5만여가구가 줄어든 셈이다. ◇지방 상승세, 공급 감소 속 중소형 수요 증가가 원인=전문가들은 지방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이유로 '수급 불균형'을 꼽는다. 2006년 이후 시장상황이 악화되며 건설업체들이 공급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당시 공급된 대부분의 물량도 중대형 아파트였기때문에 현재는 많은 지역에서 중소형 아파트의 공급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대형 아파트는 미분양으로 남은 채 수요층이 두터운 중소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면서 현재와 같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지난 4~5년간 지방에 대한 공급 자체도 줄었지만 공급면적 99㎡ 미만 중소형 주택의 비율은 전체의 10%에 불과해 중소형 주택 부족현상이 심각하다"면서 "전셋값이 매매값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준까지 올라 최근 내 집 마련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 알짜 미분양 어디에=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은 오랜 침체기를 겪었던 만큼 대부분의 단지가 계약금 정액제에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적용하는 등 분양조건이 좋은 편이다. 특히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오는 2011년 4월까지 매입하면 취득ㆍ등록세를 감면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3주택 이상 다주택자도 양도세 중과를 받지 않고 기본세율을 적용 받는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광주 수완지구에서 호반건설이 분양하고 있는 베르디움은 총 1,175가구가 모두 전용 84㎡ 중소형 주택으로 구성된 단지다. 계약금 5%, 중도금 60%를 무이자로 대출할 수 있고 발코니 확장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대구 동구 봉무지구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지상 25층 총 652가구로 구성된 이시아폴리스 더샵을 분양 중이다. 전체 물량의 75%가 전용 85㎡ 이하로 구성돼 있으며 인근 대구국제학교, 영신초ㆍ중ㆍ고등학교 등 우수한 교육시설이 위치해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부산 기장 정관신도시에서 이지건설이 분양 중인 '이지더원' 978가구와 부산 신흥업무지구로 주목받고 있는 해운대 센텀시티 인근 '협성르네상스' 472가구의 미분양도 눈길을 끈다. 두 단지 모두 각각 전용 59~84㎡, 전용 73~84㎡의 중소형으로 구성돼 부산 전셋값이 너무 올라 걱정인 수요자들이라면 이 참에 내 집 마련을 고려해볼 만하다. 전남 광양에서는 전용 85㎡ 총 449가구로 구성된 이테크건설의 '써니밸리'가 분양 중이며 전남 순천 신대지구의 '중흥S클래스' 역시 중소형으로 분양해 현재 75%의 계약률을 보이며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