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美 블록버스터 대격돌

100억원 들인 '역도산'…1억弗 투입 '오페라의 유령'<BR>1주일새 연속 개봉…주말 흥행 결과 관심


국산 영화 '역도산'과 할리우드 영화 '오페라의 유령'이 이번주부터 본격 흥행 경쟁에 나선다.

한국 영화 ‘역도산’과 미국영화 ‘오페라의 유령’이 연말 흥행을 놓고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에 들어갔다. 2001년부터 겨울 시즌마다 절대적인 역할을 했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작년에 그 막을 내린 후 올해 자리가 빈 ‘지존’ 자리를 놓고 한국과 미국 두 나라의 대표적인 블록버스터가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나선 것. 두 영화는 각각 110억원, 1억 달러(약 1,050억원)라는 자국 기준으로는 최고 수준의 제작비를 투입해 눈부신 영상과 거대한 스케일, 이해하기 쉬운 간단한 스토리 전개로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오페라의 유령’. 지난 주 8일 개봉해 서울 71개 등 전국 235개 극장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주말 관객 순위 1위, 전국 관객 동원 57만명을 기록했다. 너무나 잘 알려진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되었다는 점이 성공적인 시장진입의 보증수표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추세가 이번 주에도 계속될 경우 개봉 2주만에 간단히 1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원작자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헐리우드 최고의 흥행 메이커로 불리는 조엘 슈마허 감독이 힘을 합쳐 헐리우드 대작 영화의 일반적 투자 수준인 총 1억달러의 제작비를 들였다. 1860년대 프랑스 파리의 한 극단의 프리 마돈나를 사랑하게 된 지하세계의 팬텀이 펼치는 질투와 복수가 기본 줄거리다.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를 그대로 재현, 무대의 앞과 뒤, 그리고 팬텀의 은밀하고 깊숙한 지하세계까지 자세히 표현하면서 화려하고 황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한 주간의 차이를 두고 15일 개봉하는 ‘역도산’은 1950년대 일본 열도를 뒤흔든 시대의 영웅 역도산의 일대기를 다룬 휴먼 대작이다. 지난해 개봉한 ‘태극기 휘말리며’, ‘실미도’ 등과 함께 총 제작비 110억원을 투입한 대표적인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꼽힌다. 100% 일본 현지 올 로케이션을 통해 한국인이면 누구나 잘 알겠거니 하는 식상함을 피하고 역사적 고증과 사실감을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는 평가다. 90% 이상의 일본어 대사가 주는 약간의 거부감 정도는 역도산 자신이 생전에 철저히 한국인임을 숨기고 살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 장중한 스케일의 화면 뒤에 숨겨진 한 불행했던 재일(在日) 한국인의 운명이 특히 30~40대 관객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남긴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오페라의 유령’이 불행한 운명을 타고 난 팬텀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그렸다면, ‘역도산’은 일본의 국민적 영웅이 되지만 영원히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던 한 한국인의 아픔을 그렸다”며 “올 겨울 흥행 왕좌를 두고 벌일 대결에서 어느 쪽이 최후의 승리를 거두게 될 지 이번 주말 흥행 결과가 크게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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