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벤처] '실리콘밸리의 힘'
"벤처란 한마디로 모험 그자체입니다. 기업을 벤처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기업은 단지 회사를 창업하고 경영하는 것이고 실제로 모험을 하는 것은 투자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벤처캐피털이야말로 진정한 벤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벤처캐피털리스트의 말이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 GCT에서 부사장 겸 재무담당이사(CFO)를 맡고 있는 제이박의 설명이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기업중 99%가 하이테크업체이고 1%만이 벤처캐피털업체들입니다. 하지만 99%는 1%를 바라보고 기술개발에 나섭니다. 그만큼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국내에서는 흔히 벤처라고 하면 벤처기업을 연상하다. 하지만 여기서는 벤처라고 하면 먼저 벤처캐피털을 내세운다. 실질적으로 벤처산업을 키우고 육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이는 미국 벤처캐피털의 지역별 투자실적을 보면 분명히 드러난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서 발표한 지난해 투자실적을 보면 벤처캐피털들은 실리콘밸리에 총 투자액 356억달러중 40%인 134억달러를 쏟아 부었다. 2위인 뉴잉글랜드의 41억달러에 비하면 3배이상 많은 것이다. 특히 네트워킹과 관련장비 분야에서는 절반에 육박하는 46%의 투자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단순히 투자만 하고 수익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벤처캐피털들은 기업의 가치를 키우고 수익을 극대화하는데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한 회사에 투자를 하면 그때부터 관련 펀드매니저들은 그회사의 가치를 키우기 위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하게 된다.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 마케팅, 심지어 기술개발까지 한마디로 기업활동에 대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결국 벤처캐피털 그자체가 벤처의 집합체인 셈이다.
한명의 펀드매니저가 1년에 3건정도, 5,000만달러이상의 대규모 펀딩을 담당한다. 나머지 시간은 투자한 회사들의 육성과 관리를 위해 집중적인 시간을 할애한다. 그리고 이들을 IPO나 다른 회사에 넘겨 최소 30배에서 최고 100배 이상의 수익을 챙긴다. 그리고 다시 투자…
최근에는 펀드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대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유망인재들을 미리 접촉 이들이 창업에 나설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사무실내 인큐베이팅 센터를 두고 있는 벤처캐피털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