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학·수험생 수능 등급제 보완 일제 환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2일 수능등급제 보완을 위해 오는 2009학년도부터 등급과 함께 백분위ㆍ표준점수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하자 서울 주요 사립대학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진학 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던 현장의 교사들은 물론 예비 고3학생들도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또 한두 문제 차이로 등급이 내려가 원했던 대학에 가지 못한 상위권 학생들을 중심으로 재수 열풍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인수위의 결정을 크게 반기며 “탈이 많았던 수능등급제가 보완됐으니 정시 논술도 없애고 영어 지문도 출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학생부 반영비율의 급격한 하락이나 무력화 등 급격한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어 “전형에서 대학들의 권한이 커진 만큼 책임감 있게 준비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등급제를 보완하되 적용 시기를 2010년 이후로 검토할 것을 요청했던 전국입학처장협의회도 인수위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완용 협의회 회장은 “차기 정부를 구성하는 인수위가 협의회 및 여러 교육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내린 최종 결정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잦은 정책 변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일선 고교 현장은 대체로 인수위의 결정을 반기는 표정이다. 진학 상담을 맡고 있는 정영우 인하사대부고 교사는 “점수가 공개되고 (점수)분포가 제대로 나오게 되니 진학 지도가 쉬워지는 측면이 있다”며 “자신의 정확한 포지션(위치)을 알게 되니 수험생들의 불안감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 고3인 이 학교 오세원군은 “1점 차이 때문에 등급이 내려가 원하던 대학을 못 가게 되는 억울한 경우는 없어질 것 같다”며 “수능 점수를 공개하면 대학이 논술도 안 본다고 하니 사교육도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첫 등급제 적용 세대인 1989년생 상위권 수험생들 중 상당수가 재수의 길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2009학년도부터 점수 공개가 도입되면 등급제로 인해 피해를 본 상위권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재수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만9,000명이던 재수생이 20~30% 이상 급증, 18만명 이상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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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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