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외화후순위채 콜옵션 행사 '고심'

조기상환땐 비용부담 크고 행사 안하면 신뢰도 악화

우리은행이 지난 2004년 발행한 외화후순위채 4억달러의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림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외화후순위채 콜옵션 행사 여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기업은행ㆍ농협 등 올해 외화후순위채 콜옵션 행사일이 도래하는 은행들은 콜옵션 행사를 두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기상환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계 은행의 평판이 더 악화돼 외화조달 창구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기업은행이 오는 4월 3억달러 규모의 콜옵션 행사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농협이 6월 2억5,000만달러, 신한은행도 11월 4억달러의 규모의 콜옵션 행사가 도래한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의 후순위채권 콜옵션 미행사로 시장불안이 커지자 11월 4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모두 조기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달 중 돌아오는 외화후순위채권 5,000만달러와 3월 원화후순위채권 500억원도 모두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불어 닥칠 후폭풍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는 시장의 관행”이라며 “투자자와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이 해외채권 조기상환 결정을 앞당겨 발표한 것과 달리 기업은행과 농협은 콜옵션 행사 결정을 두고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기업은행과 농협은 5월과 6월 중 예정된 콜옵션 행사 여부에 대해 행사일 한달 전 최종 결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내외 금융시장과 투자자들의 동향들을 충분히 살피겠다는 의도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화자금에 여유가 있어 콜옵션 행사 여력은 충분하다”며 “국내외시장 변화를 더 지켜본 후 4월19일께 행사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협의 한 관계자도 “시간적 여유가 충분해 당장 결론을 낼 필요는 없다”며 “국제조달시장 동향을 더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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