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을 태운 ‘육상의 제트기’고속철(KTX)이 1일 별 탈 없이 정상적인 운 행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속도와 안락함에 만족감을 드러냈고, KTX 첫 출발역인부산역을 비롯한 각 역사는 축제 한 마당 이었다. 반면 지방공항은 평소보 다 한산해 대조를 이뤘다.
◇12년만에 상업운행 개시=철도청은 이날 오전 5시5분 부산발 서울행 제74호 KTX가 부산역 출발을 시작으로 경부ㆍ호남선 전 구간에서 본격적인 상 업운행에 들어갔다. 지난 92년 첫 삽을 뜬 지 12년 만이다.
부산을 출발한 서울행 KTX 첫 열차는 오전 7시45분 서울역에 정각으로 도착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서울역과 목포역 등을 출발한 다른 KTX도 일부 열차가 승객 하차 지연 등으로 1~2분 가량 늦었을 뿐 별다른 안 전사고나 지연운행 등은 보고되지 않았다. 제74호 첫 열차를 운행한 양세우(43) 기장은 “역사적인 날 첫 열차를 무사히 운행해 감격스럽다”며 “ 맑고 쾌청한 날씨에 모든 운행조건이 좋아 탁 트인 선로를 아무 이상 없이 운행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만족감 드러낸 승객들=승객들은 승차감과 속도, 승무원 친절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부산에서 승차한 회사원 김일만(44)씨는 “비행기 보다 시간적 비용이 적고 이착륙 때 떨리는 불편함도 없어 만족스럽다”며 “부산지사에 근무하다 서울의 본사로 한 달에 1~2번 오는데 모두KTX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 승차한 윤영길(38)씨는 “병 원에 가기 위해 서울에 왔는데 너무 빠르고 편안하게 도착했다”며 “앞으 로도 자주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차 서울과 부산을 자주 왕래한다 김승수(47ㆍ서울 서초동)씨는 “김포 공항까지 나가지 않고 부산시내로 바로 도착하는 고속철이 비행기보다 더편리한 것 같다”며 “일도 보고 여행하는 기분도 느끼게 돼 좋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탄 대학생 전병호(25)씨는 "고속열차로 등교할 만하다“ 며 “고속철도가 참 매력 있는 통학수단”이라고 흡족해 했다.
◇역은 축제, 공항은 초상=부산역 등 대다수 역은 고속철 개통으로 축제 한마당이 됐지만 광주공항 등 지방공항은 평상시보다 한산했다. 첫 열차가 출발한 부산역에서는 역사 곳곳에 축하 현수막이 내걸리고 화려한 조명으로 불을 밝히는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331명의 승객이 설레임 속에서 탑승, 개통을 축하했고 첫 승객으로는 자혜(70ㆍ여ㆍ경남 양산시)스님이 뽑혀 꽃다발을 받았다. 동대구역도 역 전체를 꽃으로 꾸몄으며, 호남선 종착역인 목포역에서도 시장,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풍물패의흥겨운 사물놀이 한마당이 펼쳐졌다. 광주역에서는 역직원 20여명이 이른새벽부터 나와 승객들에게 기념품 등을 전달했다.
반면 광주공항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로 출발한 대한항공 1302편의 경우 30% 정도의 탑승률을 보여 평상시의 50%에 못 미쳤다. 목포공항은 오후 4시 목포발 서울행 아시아나항공의 탑승률이 25%로 평소 50%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일부 고장, 터널 소음 등 문제점도=오전 10시20분께 부산발 서울행 KTX가 전기 공급 이상으로 운행이 중단되면서 대전역에서 승객 70여명이 다른 KTX로 갈아타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이 고속열차는 고속철도 개통 후 첫번째로 발생한 고장으로 기록됐다.
아울러 일부 승객들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호남선 KTX를이용한 배명숙(51ㆍ여)씨는 “일반석의 좌석 간격과 팔받이 폭이 너무 좁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한문순(48여)씨는 “열차가 움직일 때 4인용 접이식 탁자에서 나는 소음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며 “특히 좌석이 낮아 머리를 기댈 수가 없어 불편했다”고 말했다.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