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관절염 환자엔 '맥주 한잔도 毒'

양주·와인 마실때보다 통풍 발병가능성 커

관절염 환자엔 '맥주 한잔도 毒' 양주·와인 마실때보다 통풍 발병가능성 커 가만 있어도 줄줄 땀이 흐르는 여름철에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갈증을 풀어주기에는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마신 술은 개인 당 86.8ℓ로 큰 맥주병으로 135병이 넘는다. 그러나 관절염 환자라면 술 중에서 특히 맥주를 조심해야 한다. 관절염전문 인천 힘찬병원 이수찬(정형외과ㆍwww.arthritiscenter.co.kr) 원장은 “단숨에 갈증을 날려주는 시원한 맥주나 소주 등 각종 알코올은 몸을 지탱해 주는 뼈를 약하게 만드는 주범”이라면서 “목이 마를 때 마시는 평범한 음료수와 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특히 관절염 환자는 여름철 음료수처럼 마시는 맥주에 주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젊은 직장인들은 물론, 중년 이상의 애주가는 알코올이 뼈를 어떻게 약화시키는지 알아보고 미리 조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알코올 뼈 조직 손상 술에 취해 휘청거리는 것이 아니라 지나친 알코올 섭취 때문에 다리가 휘청거릴 수 있다. 미국 텍사스 A&M대학 웨인 샘프슨 박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과음에 해당되는 양의 알코올을 쥐에게 14주간 투여한 결과 뼈 조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간도 적정수치 이상의 알코올을 장기간 섭취했을 때 뼈에 손상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지나친 음주는 발가락 관절이나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통풍, 엉덩이와 허벅지를 연결하는 고관절이 무너져 내리는 고관절 무혈성 괴사 등을 부를 수 있다. 평소 관절염이 있는 환자의 경우 음주습관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이다. - 관절 아플 땐 맥주는 금해야 술 중에서도 여름철에 즐겨 찾는 맥주는 특히 관절에 악영향을 미친다. 알코올 성분 자체가 뼈에 손상을 주기도 하지만 도수가 높은 소주나 양주를 마시는 사람보다는 맥주를 마시면 관절 질환에 걸리거나 악화시킬 가능성이 더 높다. 올 봄 미국 메사추세츠 제너럴병원 연구팀이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4만7,150명을 대상으로 12년 간 조사한 결과 매일 355㎖짜리 맥주 2병을 마신 남성의 경우 맥주를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통풍에 걸릴 확률이 2.5배 높았다. 그러나 양주나 와인의 경우 맥주보다 많이 섭취하더라도 통풍 발병 확률은 적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바로 맥주 속에 많이 포함된 핵산의 일종인 ‘퓨린’ 성분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퓨린은 체내에 섭취되면 통풍의 원인이 되는 ‘요산’으로 바뀌어 관절에 축적되기 때문에 염증을 일으킨다. 게다가 맥주안주로 단골 메뉴로 자리 잡은 멸치 고등어 정어리 조개 등과 어류ㆍ육류에는 요산 수치를 높이는 핵산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관절염을 악화시키기 쉽다. - 통풍성 관절염과 무혈성 괴사 몸 안에 요산이 많아지면 관절에 쌓여 염증을 유발한다. 주로 맥주ㆍ소주 등 알코올 섭취량이 많은 남성에게 발병한다. 통풍성 관절염은 여성들에게 빈발하는 다른 관절염과 달리 주로 40대 이후의 남성,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당뇨병이 있을 때 잘 나타난다. 증상은 주로 첫째 발가락, 팔꿈치, 발목 그리고 무릎 관절이 붉게 변하고 유별나게 부어 오르는 것이다. 야간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이다. 급성 발작기에는 절대안정을 취함과 동시에 고단백 음식물 섭취를 삼가고 절대 금주를 해야 한다. 물론 통증이 사라지고 혈중 요산치가 조절된 후에도 식생활 습관을 바꾸는 등 예방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잘못된 생활습관과 만성적인 음주 때문에 30~50대를 중심으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환자도 늘고 있다. 문제의 부위는 엉덩이 뼈와 다리뼈가 맞물리는 곳인데 도수가 높은 술을 장기간 먹으면 대퇴골(허벅지 뼈)로 가는 혈액순환에 장애가 일어나 엉덩이 뼈가 썩거나 주저앉으면서 연골이 허물어진다. 통증 때문에 관절을 잘 움직이지 않거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안으면 관절기능 자체를 상실할 수 있다. ◇증상 심하면 인공관절 수술 필요 관절염이 오래됐거나 악화한 환자는 안타깝게도 수술 이외에는 치료법이 없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원래의 관절을 유지하는 치료가 우선이지만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되었다면 관절을 바꾸는 인공관절수술을 검토해야 한다. 그러나 상당수 환자의 경우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어 인공관절로 대치해야 한다. 술은 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통풍ㆍ대퇴골두무혈성 괴사 등 여러 관절질환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평소 관절이 좋지 않다고 느낀다면 절대 금주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술을 마셨다면 다음날 염증부위 혈액순환과 노폐물의 배출을 위해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부분 통증이 있다면 얼음찜질을 하는 것도 통증을 더는데 도움이 된다. 박상영 의학전문기자 sane@sed.co.kr 입력시간 : 2004-06-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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