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금본위제 부활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금값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400달러를 돌파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금 12월 인도분은 전일대비 온스당 5.50달러(0.4%) 오른 1403.20달러에서 마감했다. 시간외 거래에서는 1,413.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금값 상승은 유로권 재정위기 재연에 대한 우려와 미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확대, 세계경제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이 배경이 됐지만, 졸릭 총재가 지난 8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금본위제 도입을 제안한 것도 금값을 끌어올린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뉴질랜드 뱅킹그룹의 마크 퍼반 애널리스트는 “환율안정을 위해 세계 지도자들이 금본위제로의 회귀를 검토해야 한다는 세계은행 총재의 깜짝 발언으로 금값이 탄력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졸릭 총재는 기고문에서 “G20가 달러와 유로, 엔, 파운드, 위안화를 포함하는 새로운 통화체계를 구축하고, 금을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향후 통화가치에 대한 시장 기대의 국제적 준거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새로운 금본위제 도입을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안전자산인 금 선호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금값이 머지않아 온스당 1,500달러 안팎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앞으로 6개월 내에 1,525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씨티그룹은 지난 7일 내년 금값 추정치를 온스당 1,444달러로 상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