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노조의 전격 파업으로 노-정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 대형 사업장에는 노조 내부 강ㆍ온건파간 갈등의 골이 심화되면서 불똥이 노사관계 악화로 비화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19일 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민투위와 민노투, 실노회, 노연투 등 10여개 현장 조직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임단협 진행사항에 대한 비판에 연일 나서며 현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민투위 소속 60여명은 노조 집행부가 지난 3월 울산공장 조합원 1,600여명을 대상으로 1차 근골격계 질환 검진을 실시하는 등 적법 절차를 밟고 있는데도 4월 `32명의 근골격계 집단요양 신청자들에 대한 일괄 산재 인증`을 요구하며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를 점거, 농성을 벌여 집행부측을 곤혹스럽게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집행부는 전 집행부측이 노조 창립기념품 선정관련 비리혐의로 중도 하차함에 따라 올해 기념품에 대해 인터넷과 일간지 공고를 통해 공개입찰을 실시했는데도 반대파 조직원들이 또 다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자 난감해 하고 있다.
게다가 전노회 등 일부 현장 조직들은 지난해 현 집행부가 사측과 협상을 벌여 잔여 해고자 13명중 4명은 복직 시키고 9명은 위로금을 지급키로 합의, 조합원 전체 총회에서 가결됐는데도 최근 다시 사측에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라며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태광산업 노조도 2001년 구조조정 및 장기파업의 후유증으로 노ㆍ노 갈등을 겪다 민주노총을 탈퇴, 3월 한국노총에 가입했으나 다시 한국노총 탈퇴를 시도하는 등 내부 갈등을 겪었으며 해고자 처리 문제를 둘러싼 조직원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효성 노조는 2001년 파업 홍역을 겪은 뒤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주장한 현 집행부가 당선, 민주노총에서 한국노총으로 상급단체를 변경하고 거래처를 돌며 자사 제품 홍보에 나서는 등 회사 정상화에 팔을 걷고 나서자 일부 조합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노동 관계자들은 “노조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반대파 조직의 집행부 흔들기에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표방하는 집행부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며 “결국 노사 협상 당사자인 집행부를 강경으로 내몰아 노사관계를 악화시킬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