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에서 원유유출 사태를 일으킨 영국 석유회사 BP가 리비아 연안 지중해에서 석유시추 작업에 나서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BP는 몇 주안에 리비아 시르테만(灣)에서 석유시추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작업은 BP가 지난 2007년 리비아와 9억 달러 규모의 해저 탐사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에 대한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인데도 BP가 또다시 대규모 석유시추 작업에 나서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시르테만의 탐사유정은 해저 1,700미터 깊이로 멕시코만 원유유출 유정인 마콘도 유정보다 200미터나 더 깊은 곳에 있다.
BP는 "최대한 신중하게 석유시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에서 얻은 교훈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하지만 주변국의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이탈리아 상원 환경위원회의 안토니아 달리 위원장은 "이미 세계에서 석유 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중해에서 대규모 원유유출 사태가 발생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구나 BP가 석유시추 권한을 따내기 위해 '로커비 폭파범'인 압둘 바셋 알-메그라히의 석방을 위해 영국 정부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BP는 당시 영국과 리비아 간 수감자 송환 협정을 위한 로비는 했지만 알-메그라히의 석방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9일 BP의 토니 헤이워드 최고경영자(CEO)는 멕시코만 원유유출 등 문제와 관련해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