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리회사(법정관리기업)의 출자전환시 발생하는 채무면제 이익에도 법인세를 과세하겠다는 당초 입장을 바꿔 시행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8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지난 3월 개정한 법정관리기업 출자전환시 발생하는 채무면제이익에 대한 법인세 과세의 시행시기에 관해 최근 “문서시행일 이후 최초로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부분부터 적용한다”는 조항을 “문서시행일 이후 최초로 개시하는 사업연도에 출자전환 하는 부분부터 적용한다”로 바꿨다. 이에 따라 기아특수강 등 1월에 사업연도가 시작되는 기업은 내년부터 법인세 과세적용대상이 된다. 애초 800억원 대의 법인세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 기아특수강은 연말까지는 세금 부담 없이 매각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법정관리에 들어온 도산기업에 대해서도 일반 정상기업과 마찬가지 잣대로 과세, M&A를 통한 회생을 원천봉쇄 했다는 지적을 받은 데 대한 양보로 볼 수 있다. 다만 시행시기를 단지 몇 달 연기한 데 불과해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측은 이에 대해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과세시기를 연기했다”며 “내년부터는 예정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