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하지도 않은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고 국민을 우롱한 데 대해 인사조치까지 묻겠다.”
14일 밤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 회의장.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이 이날 허위자료 제출 논란에 휩싸여 식은 땀을 흘렸다.
김 차관의 수난은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재경부가 추경예산에 포함시킨 중소기업 지방이전 지원자금 1,000억원과 산업은행 출자금 2,000억원으로 조성하기로 한 3,000억원 펀드의 실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이 의원은 추경 예산안 내역 중 중소기업의 지방이전 지원 펀드 3,000억원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며 “정부는 38개 회사가 자금을 신청했다고 했는데 확인해 보니 1,000억원을 신청한 롯데삼강 자금담당자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고 각각 500억원을 신청한 서흥캅셀과 동일방직이라는 회사는 돈을 쓸 계획도 안 잡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이것은 펀드를 만들기 위해 조작해서 이 수치를 만들었던지 아니면 펀드 만들어 놓고 재경부와 산업은행이 호흡 맞춰 특정기업에게 돈을 밀어주든지 둘 중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김황식 의원도 “얼마 전 재경위 회의 때는 어떤 회사가 언제까지 이 자금을 소진한다는 자료까지 제출했지 않냐”며 “확실치도 않은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고 국민을 우롱한 데 대해 책임소재를 묻고 인사조치까지 묻겠다”고 몰아세웠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롯데삼강의 경우 대답을 했던 사람이 신규사원이기 때문에 내용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며 “만일 시기별로 사용계획이 나와있는 자료를 제출했다면 정부에서 책임을 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야당 의원들이 김 차관을 벼랑 끝까지 몰아세우자 결국 여당 의원들은 정회를 요청했다. 결국 회의는 밤 12시를 넘겨 다시 시작돼 추경심사를 끝냈지만 야당 의원들은 김 차관에 대한 분을 삭이지 못했다. 예결위 소속 한나라당 한 의원은 “거짓말로 예산을 편성해서 돈 타내려고 하는 것은 용납하지 못한다”며 “재경위와 예결위 소속 의원들이 김 차관을 벼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경부가 신청한 1,000억원의 중기 지방이전 지원 자금은 계수조정과정에서 200억원이 깎인 800억원으로 결정됐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