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제상황 인식 공유" 정책밀월 예고속 금리인상 늦어질듯

윤증현 재정장관-김중수 한은총재 첫 회동<br>尹재정 "경제 잘 굴러가게 할것" 金총재도 "국가발전 위해 협조" <br>두수장 친밀감 보이며 화기애애<br>정부 "열석발언권 지속 행사" "한은 독립성 훼손되나" 우려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정부에서 허경욱 제1차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 김익주 국제금융국장, 한은에서는 이주열 부총재, 장병화 부총재보, 이상우 조사국장 등 양측에서 각각 5명이 배석했다. /이호재기자


5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 1층 뱅커스클럽. 기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조찬장에 먼저 입장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김중수 신임 한국은행 총재를 기다렸다. 2분 남짓 지나 김 총재가 들어서자 두 수장은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서로 앉으라고 자리를 양보하는 와중에 사진기자들이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하자 악수를 하며 밝은 표정으로 친밀감을 한껏 뽐냈다. 흡사 앙숙이었던 양 기관이 김 총재 취임 이후 밀월관계로 맺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광경인 듯했다. 이 때문인지 공조에는 다가갔지만 금리인상은 더 멀어진 느낌이다. 윤 장관과 김 총재가 이날 가진 첫 회동은 두 기관이 향후 경제정책을 꾸려가는 과정에서 긴밀한 공조를 다짐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양 기관이 삐걱댔던 이성태 전임 총재 시절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그러나 정부와 한은 간의 지나치게 긴밀한 협조가 자칫 출구전략 타이밍을 놓치는 실기로 이어지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ㆍ한은, 완전히 인식 같이했다"=야채죽을 먹으며 가진 1시간30분간의 회동이 끝난 후 윤 장관은 "앞으로 재정부와 중앙은행이 공조를 잘해 경제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완전히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양 기관이 범위 내에서 협조해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좋은 정보를 공유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총재 취임 나흘 만에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서 정부 측이 '완전히 인식을 같이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그만큼 두 기관 사이의 소통이 앞으로 한층 더 원활해질 것임을 예고한다. 경제상황과 거시전망을 논의하면서 인식을 완전히 공유했다는 언급은 경기가 완연한 확장기조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통화정책의 양적 완화 기조를 거두기 힘들다는 예측을 가능하게 한다.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김 총재의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언뜻 평범해보이는 말이지만 취임 전 "한은도 정부"라는 말로 구설수에 오른 만큼 국가발전 기여를 일성으로 내세웠다는 점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 총재가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정부와의 협조를 무엇보다 중요시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이 더욱 굳어지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금리인상, 당분간 요원해지나=이 같은 이유로 시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상반기 내에는 물론 하반기에도 과연 가능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당분간 한은이 물가안정보다 경기 및 고용회복이라는 목표를 갖고 정부와 정책적으로 공조할 가능성이 더욱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논란이 됐던 재정부의 금융통화위원회 열석발언권 행사와 관련해 윤 장관은 "그럴 것"이라고 언급해 당분간 차관 참석은 이어지게 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한은의 독립성과 통화정책 중립성에 대한 인식은 있었지만 열석발언권 등에 대한 직접적 발언은 구체적으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 기관은 거시경제 전망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내수ㆍ고용 및 수출ㆍ생산 등에서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정부 경제정책과 통화정책 간 조화를 이루기 위해 정보공유 및 실무협의를 긴밀히 해나가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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