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입제도가 시행되면 현행 입시제도에서 과열경쟁 양상을 주도하고 있는 특수목적고와 서울 강남 소재 고교에 대한 '진입열풍'이사라질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목고는 당초 설립 취지에서 이미 크게 벗어나 일류대 진학을 위한 입시기관으로 변질되면서 유치원부터 과열 진학 경쟁을 빚게 하는 실정이고, 강남지역도 '입시학원 밀집지대'나 유명 사립대 선호지역이라는 프리미엄(?)이 집값에도 영향을 미쳐또다른 경제.사회문제까지 일으키는 게 현실이기 때문.
학생부 위주의 입학전형이 일반화돼 지역이나 학교에 관계없이 내신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대학에 들어가기 쉬워진다면 이들 학교, 지역에 대한 선호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쉽게 나온다.
굳이 강남지역에 입성, 우수한 사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강북에서도 학교교육을충실히 받고 내신성적을 착실히 쌓으면 훨씬 더 쉽게 대입 관문을 통과할 수 있도록한다는 게 이번 개선안을 마련한 교육부의 의도다.
또 교육부가 고교등급제나 고교간 학력격차 반영을 절대 금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몇년간(?) 일부 사립대가 암암리에 줬던 혜택이 사라질 가능성도 많다.
비평준화지역의 이른바 명문고 학생도 전국적인 자기 실력과 비교해 우수학생들이 모인 자기 학교 내신성적에서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특목고의 경우 설치학과 이외의 별도 과정 개설을 금지하고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전문교과 운영을 대폭 강화하도록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행 교과 이수단위(192단위)의 10% 범위에서 교과과정을 증편할 수있도록 한 규정을 '대입 전략 과목'(집중이수과정)이 아닌 전문교과에만 적용하도록했다.
또 동일계 특별전형을 도입해 과학고 출신자는 이공계로, 외국어고 출신자는 어문계로 진학하도록 유도하되 형평성 차원에서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 학생도 지원 가능하도록 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 방안이 시행돼 외국어고 등에서 전문교과와 관계없는 수능 과목 위주수업에 제동이 걸리고 새 대입제도가 확정돼 내신 상대평가가 실시되면 특목고 출신은 대학입시에서 일반고 출신에 비해 크게 불리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평가다.
학교 수업의 대부분이 전문교과에 치중돼 수능 과목을 제대로 배울 수 없는데다`석차 9등급제'가 실시되면 어떻게든 학생들을 아홉줄로 세워야 하기 하기 때문.
게다가 새 대입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교육부가 특목고나 강남 소재 고교를 집중감시 대상에 올릴 것이 확실해 `변칙적인' 교육과정 운영이나 수업도 상당기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특히 의학 및 치의학 계열은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것이 대세인데다 2008학년도부터 법학전문대학원 제도도 도입될 예정이어서 특목고 열풍을 잠재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교등급제 공방에서 사실로 드러났듯이 대학들이 특목고생이나 강남 소재 고교 출신자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할 가능성도 많다.
지금도 주요 사립대 등이 특목고생 등을 선발하기 위해 점수 부풀리기가 석차백분율보다 심한 평어(評語,수.우.미.양.가)를 반영하고 내신의 비중을 최소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학이 같은 방식으로 2008학년도 이후에도 원점수만 활용하거나내신 비중을 더 낮춘다면 크게 불리할 게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동일계 전형이 아닌 특정교과 우수자 및 학교장 추천자 등 다른 유형의 특별전형을 통해 특목고생 끌어모으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이 방안의 성공 여부는 대학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