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신규설비 억제·내수증진책 시급"반도체ㆍ조선ㆍ자동차ㆍ철강 등 우리나라 수출 주력품목의 전세계적인 공급과잉 심화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공급과잉 경제의 도래와 그 파장'에 따르면 지난 70년대 중반 한국 등 신흥공업국에 이어 90년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가전제품과 전자, 철강산업에 진출함에 따라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만큼 신규설비 억제와 기존설비의 효율화 및 내수증진 정책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오는 2010년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5%를 차지하게 되는 거대 생산공장으로 부상함에 따라 설비과잉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경제연구원은 반도체ㆍ자동차ㆍ조선ㆍ철강ㆍ석유화학 등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품목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이 늘어난 반면 거대 소비시장인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소비자들은 고령화에 대비, 내구소비재의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있어 전세계적인 구매력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황인선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공급확대와 수요축소로 인해 국내외 경쟁이 격화되고 수출과 투자는 위축되고 있으며 이후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신규설비투자보다 기존설비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내수활성화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수출감소의 충격을 흡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