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라응찬 회장의 후임을 공개모집 방식으로 뽑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후임 CEO 후보군으로는 1950년생 이전 출생자를 1순위로 고려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의 이 같은 움직임은 라 회장의 조기퇴임에 대비한 포석으로 읽힌다.
신한금융지주의 한 국내 이사진 멤버는 지난 14일 저녁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라 회장의 뒤를 이을 CEO 선임방식에 대해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공모방식도 그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후임 CEO 후보가) 신한의 내부인사건 외부인사건 간에 '낙하산 인사''관치 인사'라면 경계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사장단 중 최연장자가 1950년생인데 상명하복이 철저한 금융그룹의 특성상 후임 CEO의 나이가 최소한 계열사 사장단보다 어리면 안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확히 맞다"며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후보자들과 만나 의사를 물은 적은 없으며 캄캄한 가운데 사람을 찾듯 암중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한금융지주 이사진이 아직 후보군을 정했거나 당사자와 접촉하지는 않고 '백지' 상태에서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져 이르면 오는 11월 초 열릴 정기 이사회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신한금융지주의 재일교포 주주단과 신한은행 노조는 라 회장의 후임을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전현직 주요 CEO 출신 중 1950년 이전 출생자는 ▦이인호(43년생)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고영선(44년생) 전 신한생명보험 사장 ▦최영휘(45년생)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홍성균(47년생) 전 신한카드 부회장 ▦이동걸(48년생)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한동우(〃) 전 신한생명 부회장 ▦이재우(50년생) 신한카드 사장 등이다.
이중 이동걸ㆍ한동우ㆍ홍성균 전 부회장은 신상훈(48년생)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함께 신한은행 임원 시절 차세대를 짊어질 '4룡'으로 꼽혔을 정도로 실력이 검증됐다. 신 사장도 검찰수사 결과 불기소 판정을 받을 경우 직무정지 상태에서 복권돼 다른 4룡과 함께 라 회장 후임 물망에 낄 수 있다는 게 국내 사외이사들의 입장이다.
다만 이사진은 신한금융지주 내부자를 후임 CEO로 선임할 경우 임직원 간 파벌갈등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외부인사를 CEO로 앉힐 수도 있는데 '신한금융지주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는 단서가 달린다는 게 이사회 멤버들의 전언이다.
한편 차기 정기 이사회는 당초 11월4일로 잡혀 있었지만 당일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여부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징계내용이 최종 확정돼 일정조정이 불가피하다.
